통신 반도체 지적재산권 문제로 소송을 벌이던 애플과 퀄컴이 지난 4월 16일 전격 합의를 해 모든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아이폰에 탑재할 5G 관련 부품 조달이 늦어져 목표하던 2020년 출시 여부가 불투명하던 5G 지원 아이폰 출시가 당겨질 수 있다.
반면 아이폰에 5G 모뎀을 공급하려면 인텔은 애플과 퀄컴 합의 발표 몇 시간 뒤 보도자료를 내고 스마트폰용 5G 모뎀 시장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해야 했다. 어찌됐든 차세대 통신 방식을 둘러싼 기술 기업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이런 가운데 5G가 실용화되면 날씨 정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눈길을 끈다.
매일 아침 TV나 인터넷, 스마트폰 앱을 통해 당연하듯 모두 날씨 정보를 접한다. 기상 데이터 일부는 기상 위성을 통해 얻는다. 기상 위성이 구름보다 훨씬 높은 위성 궤도에서 지구 기상 데이터를 관측해 지상으로 전송해주기 때문에 내일 날씨도 예보를 할 수 있는 것.
기상 위성 관측 데이터는 다방면에 걸쳐 있다. 예를 들어 표면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측정해 표면 온도를 측정하고 구름의 움직임은 광학 센서로 관측한다. 이렇게 모은 날씨 데이터 중에서도 중요한 게 마이크로파로 측정하는 대기 중 물 분포다. 수증기 상태로 대기 중 존재하는 물의 모습을 알고 처음 습도를 측정해 구름 발달 등을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4G 통신까지는 가장 높은 주파수라고 해도 3.6GHz 대역이었다. 하지만 5G에선 새로운 24GHz 이상 마이크로파가 사용된다. 기상 위성이 수증기를 관측하기 위해 탑재한 고성능 마이크로 측심기 AMSU(Advanced Microwave Sounding Unit Acquisition of Signal)가 관측에 이용하는 대역 가운데 가장 수증기 관측에 적합한 게 23.6∼24GHz 대역 마이크로파다.
기상 위성의 초정밀 마이크로웨이브 복사계를 이용하는 마이크로파가 5G에 쓰일 예정인 마이크로파 대역에 상당히 가깝기 때문에 5G 운용이 본격화되면 기상 위성 센서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에서 주파수 경매를 관장하는 연방통신위원회 FCC에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과 짐 브리덴스타인 미항공우주국 국장이 공동 명의로 경매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FCC 아지트 파이 의장은 기술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고 경매를 단행했다.
사실 5G 마이크로파가 기상 위성 관측에 지장을 주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날씨에 플러스가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은 나오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