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2일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상대국 관세율이나 비관세 장벽을 고려해 자국 관세를 인상하는 상호관세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나 일본, 중국, 인도, 베트남 등에서의 수입품에 대해 대규모 관세가 부과되어 하이테크 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상호관세 도입 조치로 모든 수입품에 일률적으로 10% 기본 관세를 부과한 뒤 국가·지역별로 세율을 추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의 수입품에는 20% 추가 관세+34% 상호관세=총 54%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또 인도에 대해서도 26%, 베트남에 대해서는 무려 46%라는 높은 상호관세가 추가된다.
상호관세 도입 발표는 미국 경제, 그 중에서도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하이테크 산업에 큰 충격을 줬다. 4월 2일 거래 막바지에 미국 주요 기술주는 일제히 급락해 애플 주가는 7% 이상 하락했다. 아마존도 최대 7% 하락을 기록했다. 메타와 엔비디아는 각각 5%,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4%, 마이크로소프트도 3% 하락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애플에 대한 영향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애플 주력 제품인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대부분은 중국이나 베트남의 공장에서 제조되고 있어 이번 관세 강화로 인해 제품 가격 상승이나 공급망에 대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애플이 제조 비용을 모두 흡수하지 못하고 최종적으로 소비자 가격에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미국 대통령실은 같은 날 미국에 수입되는 일부 저가 상품에 적용되던 비과세 기준액 제도 개정을 발표했다. 데 미니미스 제도로 인해 그동안 하루 800달러 이하 상품에는 관세가 면제됐지만 오는 5월 2일부터 이 제도가 폐지되어 이 구조를 이용한 저가 판매로 인기를 모았던 중국계 저가 온라인 쇼핑몰인 테무나 쉬인 등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공식 성명에서 중국은 미국 펜타닐 위기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며 데 미니미스 제도가 온상이 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데 미니미스 제도 개정을 중국에서의 펜타닐 원료 유입을 차단하고 미국 내 약물 위기를 억제하기 위한 국가 안보 차원 대응이라고 위치 짓고 있다.
이번 관세와 제도 개혁은 미국 경제의 보호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통상 정책 일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국제 공급망이나 소비자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크며 향후 경제나 외교 정책에 있어 큰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