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검색엔진 구글은 온라인상의 저작권 침해에 대응하고 있으며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에 근거한 권리자 삭제 요청에 따라 불법 콘텐츠를 구글 검색 결과에서 제거하고 있다. 그런데 2024년 여름 이후 구글이 받은 삭제 요청 절반 이상이 단 한 기업에서 발송된 것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오랫동안 인터넷상에는 동영상과 도서 등 해적판 콘텐츠가 범람했지만 최근에는 콘텐츠를 다루는 기업과 단체가 온라인 저작권 침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해적판 웹사이트 운영자에게 직접 콘텐츠 삭제를 요구해도 대부분 무시당하고 있다.
이에 많은 권리 소유자는 사용자가 해적판 웹사이트에 접근하는 걸 막기 위해 검색엔진과 기타 온라인 플랫폼에 삭제 요청을 하고 있다. 구글에 접수되는 삭제 요청도 급격히 증가해 2024년 11월에는 삭제 요청 총수가 100억 건을 돌파했다고 보도됐다.
보통 권리 소유자는 직접 삭제 요청을 보내지 않고 전문 제3자 기업에 작업을 아웃소싱한다. 이런 제3자 기업은 의뢰받은 콘텐츠 해적판을 웹상에서 스캔하고 발견하면 구글 등 검색엔진과 플랫폼에 연락해 삭제를 요청한다.
그중에서도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링크-버스터즈(Link-Busters)는 여러 세계적 출판사와 제휴하고 있으며 2024년 말까지 20억 건에 이르는 해적판 콘텐츠 삭제 요청을 구글에 발송했다. 링크-버스터즈는 2024년 7월 누적 10억 건 삭제 요청 발송을 달성한 직후로 불과 반년 만에 10억 건 삭제 요청을 추가로 보낸 것이다.
실제로 2024년 여름 이후 구글이 받은 삭제 요청 절반 이상이 링크-버스터즈에서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구글에 발송되는 삭제 요청 상당수가 저작권 침해를 감시하는 출판사로부터 접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링크-버스터즈 클라이언트인 출판사에는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출판사 펭귄 랜덤하우스와 같은 미국 출판사 하퍼 콜린스, 영국 학술 출판사 테일러 앤 프랜시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출판부 등이 포함된다.
링크-버스터즈 삭제 요청이 많은 이유에는 같은 콘텐츠가 다양한 URL에 걸쳐 배포되고 있다는 점과 동영상 콘텐츠보다 도서가 이용 가능한 타이틀이 더 많다는 점 등이 있다.
많은 출판사는 링크-버스터즈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 펭귄 랜덤하우스는 링크-버스터즈는 경쟁사와 비교해 저작권 침해를 찾아내는 것이 뛰어나고 더 신속하게 대응하며 오탐지로 고생하는 일도 적었다고 말했으며 테일러 앤 프랜시스도 최소한 전년 대비 5배 링크 삭제에 도움이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링크-버스터즈가 해적판 콘텐츠의 범람을 막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 한편 해적판 웹사이트는 여전히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결국 링크-버스터즈는 2025년에도 많은 링크를 제거해야 할 것이다. 현재 속도라면 2025년에는 수십억 건에 달하는 DMCA 삭제 요청을 구글에 보내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