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는 다른 사람 게시물을 공유하는 기능이 있어 눈에 띄기 쉬운 뉴스나 화제는 많이 공유되어 많은 사용자 눈에 띄게 된다. 그런데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 샴 순더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 URL이 포함된 게시물 75%가 링크 내용을 읽지 않은 채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SNS는 일반인이 콘텐츠 URL을 공유하고 특정 뉴스나 화제를 확산시키는 걸 가능하게 하지만 SNS에서 확산되는 뉴스 중에는 가짜이거나 편향된 것도 포함되어 있다. 또 게시물을 몇 번 탭만으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때론 뉴스 헤드라인이나 좋아요 수만을 보고 신뢰도나 중요성을 판단해 링크 내용을 보지 않고 확산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행동은 특히 정치적인 분야에서 가짜뉴스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SNS에서 이뤄지는 공유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순더 교수는 자신의 생각으로는 공유는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행동 중 하나라며 공유는 개인 네트워크를 통해 퍼지는 정보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최근에는 온라인의 잘못된 정보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대다수가 깨닫지 못하는 건 소셜 미디어 친구나 가족이 발신하기 전에 사실을 검증하고 더블체크하는 저널리스트로서의 훈련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며 그들이 공유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이에 좌우되기 쉽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링크를 클릭하지 않은 채 URL을 공유하는 현상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페이스북과 하버드대학 학술 조직인 소셜사이언스원(Social Science One)과 협업으로 공개된 방대한 데이터셋을 분석했다. 이 데이터셋에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페이스북에서 공유된 3,500만 건 이상 URL에 관한 수십억 건 상호작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먼저 연구팀은 정치적인 키워드를 식별하도록 훈련된 기계학습 분류기를 사용해 URL을 정치적인 콘텐츠와 비정치적인 콘텐츠로 분류했다. 정치적인 콘텐츠에는 선거와 그 후보자, 기타 당파적인 주제와 관련된 URL이 포함됐고 비정치적인 콘텐츠에는 엔터테인먼트와 일반적인 뉴스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더 나아가 페이스북 사용자를 진보파·중립파·보수파와 같은 정치적 성향으로 분류하고 사용자별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콘텐츠 내용이 클릭하지 않고 공유하기(shares without clicks)와 관련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또 팩트체크가 이뤄진 URL을 구체적으로 조사해 잘못된 정보 확산 패턴도 파악했다고 한다.
연구 결과 페이스북에서 URL이 포함된 게시물 공유 중 무려 75%가 링크를 클릭하지 않은 채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시 말해 많은 사용자가 링크 내용을 읽고 확인하지 않은 채 게시물 헤드라인이나 발신자, 좋아요 수와 같은 표면적인 정보만을 참고해 URL이 포함된 게시물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그 중에서도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극단적인 게시물에서 강하게 나타났으며 콘텐츠가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중립적인 콘텐츠와 비교해 클릭 없이 공유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사용자는 자신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클릭하지 않고 공유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사용자가 기존 편견을 뒷받침하는 헤드라인에 이끌린다는 걸 시사한다. 더불어 팩트체크를 통해 거짓으로 밝혀진 URL이 사실인 콘텐츠보다 클릭되지 않은 채 공유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보고됐다.
연구팀은 중요한 점은 페이스북에서 공유되는 링크 대부분이 공유하는 사람이 콘텐츠를 읽지 않은 채 공유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소셜 미디어 사용자가 뉴스 링크를 자신들의 네트워크에 발신하기로 결정할 때 헤드라인이나 선전문구를 잠깐 보는 것으로 그친다는 걸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런 확산은 시너지 효과를 가져와 온라인의 수백만 명에게 정보가 급속히 퍼질 수 있다. 그 결과 잘못된 보도가 활발해져서 가짜뉴스나 음모론이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어디까지나 집계 데이터에 의존했기 때문에 개별 사용자 행동을 직접 관찰하지 않은 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다른 곳에서 읽은 뉴스 링크를 SNS에서 발견하고 이미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클릭하지 않고 공유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 이 조사는 페이스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엑스나 인스타그램 등 다른 플랫폼에서도 같은 패턴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소셜 미디어가 사용자에게 공유하기 전에 링크 게시물을 읽도록 유도해 잘못된 정보 확산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콘텐츠가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플랫폼이 발신하고 사용자에게 그 위험성을 인식시킨다면 공유하기 전에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