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환 기자
애플 기기에서 제공되는 앱스토어는 유해 앱이나 불법 콘텐츠를 포함한 앱을 심사를 통해 규제한다. 하지만 특정 키워드를 입력해야만 불법 콘텐츠가 표시된다거나 특정 지역이나 요일에만 불법 앱으로 변한다는 방식으로 심사를 피해가는 스텔스 앱이 종종 문제가 되고 있다. 12월 대만 당국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스텔스 해적판 앱을 운영하던 운영자 3명을 체포한 결과 평균 연령이 72세에 달하는 고령 그룹이 1,850만 달러에 이르는 피해를 초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앱스토어에 출시되는 앱은 반드시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안전성 항목에서는 부적절한 콘텐츠나 앱 동작으로 인해 물리적 위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금지하고 있으며 법적 사항 항목에서는 데이터를 비밀리에 수집하거나 공개하는 행위, 타인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는 콘텐츠를 금지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한편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지 않는 앱으로 가장해 앱스토어 심사를 통과한 후 특정 조작을 통해 금지된 콘텐츠를 표시하는 앱도 존재한다. 지난 7월 보도에 따르면 사진과 동영상을 관리한다는 설명으로 제공된 한 앱(Collect Cards: Store box)은 브라질 등 일부 지역에서 다운로드될 경우 넷플릭스(Netflix), 디즈니+(Disney+),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 애플 TV+(Apple TV+) 등 콘텐츠를 불법으로 제공하는 해적판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변하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 이 앱은 미국 사용자에게는 불법 콘텐츠가 전혀 표시되지 않아 리뷰 과정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대만 당국은 유사한 방식으로 앱스토어 심사를 피한 스텔스 해적판 앱에 대한 수사 상세 내용을 12월 6일 밝혔다. 대만 당국은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웹사이트에서 스텔스 앱 사용법과 다운로드 링크가 제공되고 있는 걸 발견하고 조사한 끝에 일본에 기반을 둔 저작권 침해 방지 단체인 콘텐츠 해외 유통 촉진 기구(CODA)가 관리하는 TV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지난 9월 6일과 10월 29일 운영자로 추정되는 인물 주소를 수색해 불법 동영상 앱과 기록 매체 등을 압수했다.
대만 당국은 성명에서 조사 결과, 이 유형의 불법 앱은 처음에는 동영상 콘텐츠와 관련 없는 합법적인 프로그램인 것처럼 가장했다며 애플 앱스토어 검증 프로세스를 통과한 뒤 설치 후 사용자가 특정 키워드나 명령을 입력하면 소프트웨어가 해적판 모드로 전환되는 구조로 밝혀졌다면서 용의자는 개인이 운영하는 유명한 웹사이트를 통해 기사를 게시하고 다운로드 링크를 제공하며 클릭률을 통해 광고 수익을 얻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만 당국에 따르면 주요 용의자 3명은 모두 남성으로 각각 62세, 73세, 80세 대만인 그룹이다. 이들이 운영한 스텔스 해적판 앱 사용법을 안내하는 사이트는 55만 회 이상 조회됐으며 익명 저작권 침해 신고자는 피해 콘텐츠 시장 가격을 6억 대만 달러로 추산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