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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메타 데이터센터 대량 전력 사용…석탄발전소 폐쇄 연기

주로 AI 기술 발전에 따라 구글과 메타, 아마존 같은 기술 기업이 잇따라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데이터센터 운영에는 대량 전력이 필요하며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는 데이터센터 유치로 인해 전력 수요가 증가해 폐쇄 예정이었던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한다.

오마하 중에서도 저소득층과 유색인종이 많은 북오마하 지구에는 1950년대부터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다. 이로 인해 북오마하 지구는 그 중에서도 대기오염이 심하고 천식 발생률도 높다고 한다. 이에 대해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오마하 전력공사(OPED)는 과거 북오마하 지구 석탄화력발전소를 2023년까지 폐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기한이 다가오자 오마하 전력공사는 폐쇄에 난색을 보이며 최종적으로 폐쇄를 2026년으로 연기했다. 이유는 북오마하 지구에 유치된 구글과 메타 데이터센터가 대량 전력을 소비하고 있어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면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오마하 지구에 50년간 살고 있다는 한 주민은 약속은 이뤄졌는데 오마하 전력공사가 그걸 어겼다면서 이 책임은 하이테크 기업에게 있으며 석탄화력발전소가 아직 가동 중인 건 성장에 대량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구글과 메타를 비난하고 있다. 2026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겠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비평가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오마하 전력공사 측은 북오마하 지구 석탄화력발전소 폐쇄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가 지방에서 반대를 받고 있다는 점, 규제로 인해 천연가스로의 전환이나 신규 프로젝트 전력망 연결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하지만 오마하 일대에서 예측되는 전력 소비 수요 3분의 2는 구글과 메타 데이터센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데이터센터 존재가 큰 병목 현상이 되고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에너지 업계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와 전력회사의 부실한 계획이 없었다면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지속을 강하게 요구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그게 이 상황을 초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건 부정직하다고 말했다.

메타와 연방정부 에너지 공개 정보에 따르면 메타가 네브래스카주에 소유한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2023년 북오마하 지구 석탄화력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과 거의 같다고 한다. 이 전력 소비량은 오마하에 있는 주택 절반 이상 소비 전력에 해당한다고 한다. 더구나 오마하에서 구글이 소비하는 전력은 메타를 상회하며 미국 어느 곳보다도 네브래스카주에서의 전력 소비량이 많다고 한다.

대형 기술 기업은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땅과 전력을 찾아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고 있다. 그 중에서 오마하는 상대적으로 지가가 저렴한 데다 전력도 풍부하고 옥수수밭을 광대한 태양광 발전소나 풍력 발전소로 바꿀 기회가 있어 유력한 데이터센터 건설 후보지로 부상했다. 오마하 전력공사도 지방 행정부와 협력해 2017년 산업용 특별 전기 요금을 설정했다. 당시 네브래스카주 주지사였던 피트 리켓츠는 오마하 전력공사가 구글 유치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북오마하 지구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쇄를 미루는 사태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이테크 기업은 네브래스카주 데이터센터 운영은 환경 친화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원거리 재생 가능 에너지 개발업자와 계약을 맺어 온실가스 배출량을 넷제로로 억제하고 있다는 이론에 근거한다.

하지만 실제로 북오마하 지구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깨끗한 전력을 구매해도 거의 의미가 없다. 2023년 발표된 조사에 따르면 유색인종이 인구 68%를 차지하는 북오마하 지구 천식률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부류에 속하며 석탄화력발전소가 그 원인일 수 있다고 시사되고 있다고 한다.

지역 활동가는 오마하에서 계속해서 화석연료가 사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하이테크 기업 반응이 둔하다는 점에 실망하고 있다. 한 북오마하 지구 지역 활동가는 하이테크 기업은 방관만 하고 있다며 그들은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부끄러운 일이며 그들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이테크 기업은 데이터센터에서 1와트를 사용할 때마다 같은 양 깨끗한 에너지를 지역 전력망에서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전력망에는 루이지애나주뿐만 아니라 14개 주가 포함되어 있어 많은 전문가와 활동가는 하이테크 기업이 계약을 맺지 않아도 깨끗한 에너지는 생산됐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오마하 전력공사의 깨끗한 에너지 도입 시도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마하 전력공사가 개발 중인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는 오마하에서 160km 떨어진 요크 카운티 농지에 11.3km2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 주민은 프로젝트 규모나 농업에 미치는 영향, 소음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오마하 전력공사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오마하 전력공사와 요크 카운티 주민이 대립하는 배경에는 오마하가 데이터센터를 유치해 세수와 고용을 얻는 한편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시설은 멀리 떨어진 농촌 지역에 건설한다는 불공평한 구도가 있다. 한 지역 주민은 지난 6월 회의에서 이 프로젝트에 찬성하는 사람도 자신의 집 뒷마당에는 시설을 두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크 카운티 의회에는 다른 사람 땅에서 0.8km 이내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걸 금지하는 조례 초안이 제출되어 있다.

한편 오마하 전력공사는 깨끗한 에너지 추진파의 배터리 프로젝트에도 반대하고 있다. 2024년 4월에는 에너지 개발 기업인 에올리안(Eolian)이 오마하에 설치 예정인 거대 배터리를 전력망에 연결하는 걸 승인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오마하 전력공사는 네브래스카주가 공영 전력 주이기 때문에 민간 기업이 전력망에 연결하는 걸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올리안 애런 주바티 CEO는 오마하 데이터센터 발자국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 전력회사가 의도적으로 장시간 배터리에 의한 에너지 저장 자원 추가를 방해하고 있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오마하 지구 주민은 전력회사와 하이테크 기업이 북오마하 지구를 희생 지대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북오마하 지구 평균 가구 소득은 4만 7,300달러로 시 다른 지역보다 훨씬 낮으며 주민은 데이터센터 유치로 인한 혜택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북오마하 지구 활동가인 앤서니 로저스 라이트는 부유한 백인 커뮤니티에서는 절대로 허용되지 않을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여기 사람들은 소모품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전력회사가 깨끗한 에너지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오마하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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