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얼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인류가 우주로 나아가기 전부터 제기됐지만 2018년에는 실제로 달 표면에 얼음이 드러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10월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발표한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달 탐사선인 LRO(Lunar Reconnaissance Orbiter)가 달 표면에 묻혀 있는 얼음을 발견했으며 달 표면 얼음 퇴적물은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은 범위에 걸쳐 있다고 보고됐다.
달에 얼음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처음 알려지기 시작한 건 1994년경이다. 이후 여러 연구와 조사가 이어졌으며 2018년 5월에는 연구팀이 생성에 물이 필수적인 광물인 모가나이트를 달 운석에서 발견하며 달 지하에 다량 얼음이 매장되어 있으며 태양광이 닿는 표면에서 증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또 2018년 8월에는 하와이 대학 연구팀이 2008년 나사가 보낸 탐사선 데이터를 분석해 달 극지 크레이터에서 그늘진 부분에 있는 얼음이 암석과 섞여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에 나사는 달 얼음에 관한 새로운 조사 결과와 견해를 발표했다. 10월 2일 영국 물리학회 검토를 거친 전자 저널(IOP Publishing)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달 남극 근처에 있는 영구 그늘 영역뿐 아니라 남위 77도까지의 범위에서도 얼음 또는 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게 밝혀졌다. 연구를 이끈 나사 연구원 티모시 P. 맥클래너핸(Timothy P. McClanahan)은 달에 있는 얼음 퇴적량은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넓은 지역에 걸쳐 있다면서 영구 그늘 영역 얼음층 부피를 정확하게 측정하거나 건조한 표토층 아래에 묻혀 있는지를 특정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지역에는 주변 지역보다 최소 5리터 더 많은 얼음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달에 수분이 존재하는 원인으로는 혜성이나 운석이 오랜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충돌하면서 풍부한 물을 가져왔을 가능성, 달 지하에서 자연적으로 수증기가 스며나왔다는 설, 태양에서 방출되는 극도로 이온화된 고온 입자인 태양풍 속 수소와 달 토양에 있는 산소가 화학 반응을 일으켜 형성되었다는 과정 등이 제시되고 있다. 직사광선이 닿는 표면에서는 얼음이 쉽게 사라지지만 영구 그늘 영역은 항상 태양빛이 닿지 않는 극한 영역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수분 분자가 남아 있을 수 있다.
연구팀은 또한 LRO 달 탐사 중성자 검출기 장치를 사용해 얼음 퇴적물 중성자를 측정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모든 얼음 수소 농도가 동일하다면 면적에 따라 비례적으로 높은 수소를 검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설을 세웠고 실제로 면적이 넓은 얼음일수록 더 많은 수소가 관측됐다고 한다.
2019년 발표된 아르테미스 계획은 달 남극 근처에 착륙할 예정이며 그 이유 중 하나는 관측된 얼음을 자세히 조사하고 채취하기 위함이다. 아르테미스 계획 속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2026년 아르테미스 계획을 완료한 우주 비행사가 얼음 샘플을 지구로 가져와 성분을 더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달 어느 범위에 얼마나 많은 얼음이 있는지를 조사하는 게 중요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