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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이후 기후 정책 96%는 실패로 끝났다”

1998년 이후 전 세계에서 시행된 1,500건에 이르는 기후 정책 효과를 포괄적으로 조사한 보고서가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기후 정책 96%가 실패로 끝났으며 성공을 위해서는 적절히 설계된 정책 조합에 세제와 가격 우대 조치가 포함되어 있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1998년부터 2022년까지 전 세계 6대륙 41개국에서 시행된 기후 정책 효과를 검증하는 첫 포괄적인 조사가 실시됐다. 조사 결과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됐으며 기후 정책 영향이 상세히 분석됐다. 분석된 기후 정책은 1,500건으로 이 중 4%에 해당하는 63건만 19% 이상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성공했다고 평가됐다. 성공 사례 주요 특징은 적절히 설계된 정책 조합에 세제와 가격 우대 조치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조사는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IK), 글로벌 커먼즈와 기후변화에 관한 메르카토르 연구소(MCC), 옥스포드 대학, 빅토리아 대학, 오르가니제이션 대학 전문가가 주도했다.

조사 보고서 수석 저자인 니콜라스 코흐는 지금까지 거의 연구되지 않았던 정책 조치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적절한 보완적인 정책 수단 조합에 관한 새로운 지식을 제공했다며 이를 통해 건축, 전력, 산업, 운송 각 부문, 선진국과 종종 무시되는 개발도상국 모두에서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조사 결과는 정책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오히려 적절한 조치 조합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보조금이나 규제만으로는 불충분하며 탄소세나 에너지세 등 가격 기반 수단과 결합해야만 대폭적인 배출 감축을 실현할 수 있다.

보고서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나 내연기관 자동차 전면 금지는 의미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성공시키려면 영국 석탄화력발전 정책이나 노르웨이 자동차 정책과 같은 사례처럼 세제나 가격 면에서의 인센티브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이번 조사에는 옥스포드 마틴 스쿨 신경제사상연구소(INET Oxford) 기후계량경제학자가 개발한 정책 개입 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방법론인 지표포화추정(indicator saturation estimation)이 채택됐다. 지표포화추정은 기계학습 일종을 사용해 고려 가능한 모든 감축 지표를 객관적으로 조사할 수 있다.

조사팀이 분석한 1,500건 기후 정책 중 성공으로 판단된 정책은 단 63건뿐이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화석연료 보조금 삭감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강력한 금융 인센티브로 보완된 시험적 배출권 거래제도, 영국 석탄화력발전 단계적 폐지 정책, 노르웨이에서 도입된 구식 자동차군을 전기자동차(EV)로 대체하기 위한 대규모 보조금 제도, 미국 저배출 차량과 이산화탄소 효율 기준에 대한 세제 혜택과 보조금 조합, 독일 환경세 개혁과 트럭 통행료 도입 조합 등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성공했다고 평가됐다.

조사팀은 대부분 기후 정책에서 장기적인 경제와 인구 동향에 기반한 예상되는 눈에 띄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밝혀진 지식으로 다음 3가지가 언급되고 있다.

첫 번째는 파리 협정 배출 격차(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와 목표 달성에 필요한 배출 감축량의 격차)는 메울 수 있다. 조사에서 성공으로 판단된 63건 기후 정책 효과에 초점을 맞추면 배출 격차는 26~41% 정도 메울 수 있다.

2번째는 기후 정책은 여러 정책을 조합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대부분 정책 수단이 단독으로 실시되는 것보다 정책 믹스 일부로 실시되는 게 더 효과가 크다.

3번째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는 기후 정책의 니즈가 다르다. 선진국에서는 금융 정책이 중요해지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규제가 가장 강력하다.

옥스포드 대학 스미스 경영환경대학원에서 정책 책임자를 맡고 있는 아누파마 센 박사는 영국 기후 정책 입안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 제로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영국 정책 입안은 기후 변화에 대한 초기 비용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앞으로 수년에 걸쳐 축적될 막대한 이익을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며 투자 80% 이상에서 클린 테크놀로지 총 생애 비용은 화석 기술의 그것보다 크게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 정책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이런 저비용을 실현하려면 더 신속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옥스포드 대학 새 연구는 최적의 정책 조합으로 이를 달성하고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속히 감축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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