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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구글‧아마존 파트너 기업…스마트폰 마이크 도청했다

마케팅 대행사에서 유출된 자료를 통해 광고업계가 스마트폰 마이크를 통해 음성을 수집하고 이를 개인과 연관 지어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문제가 된 기술은 미국 미디어 기업 CMG(Cox Media Group)가 개발한 액티브 리스닝(Active Listening) 기술. 2023년 12월 CMG가 이 기술을 사용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스피커에서 사용자 일상 대화를 녹음하고 이를 바탕으로 타겟팅 광고를 송출하는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논란이 됐다.

보도에서 입수한 CMG 영업 자료에 따르면 CMG는 고객사에 스마트 기기가 대화를 들음으로써 실시간으로 의도 데이터를 얻고 광고주는 해당 음성 데이터와 행동 데이터를 결합해 시장 내 소비자를 타깃팅할 수 있다고 판매했다고 전해졌다.

액티브 리스닝이 사용자 음성을 기반으로 개인을 식별해 광고로 연결하는 과정은 6단계로 나뉜다. 먼저 소비자가 대화나 행동을 통해 데이터 흔적을 남기면 AI가 470개 이상 소스에서 그런 음성 데이터와 행동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이를 결합해 상품을 구매할 준비가 된 사람을 특정한다. 이후 AI가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사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해 반경 16km 이내 사용자 목록을 작성한다. 그 다음 이 목록을 바탕으로 디지털 광고 타깃팅이 시작되며 CMG 서비스는 자동으로 고객사 트래픽과 사용자를 분석해 지속적으로 타깃팅을 수행한다.

CMG는 또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주요 IT 기업이 자사 액티브 리스닝 서비스를 수년간 이용해 왔다는 사실을 밝혔다. CMG로부터 스마트폰 사용자 음성을 수집했다는 의혹을 받은 주요 IT 기업 반응은 각각 달랐다. 먼저 구글은 즉시 CMG를 자사 파트너 프로그램에서 삭제하며 모든 광고주는 관련 법률과 규제 뿐 아니라 자사 광고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며 정책을 위반하는 광고나 광고주가 확인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CMG 행동이 사용자 동의 없이 데이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편 아마존 애드(Amazon Ads) 측은 CMG와의 관계를 부인하며 이 프로그램에서 CMG와 협력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협력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또 만일 마케팅 파트너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CMG는 이번 사건에 관한 미디어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지만 삭제된 블로그 게시물에서 여러분이 액티브 리스닝이 정말 합법적인가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간단히 말해 답은 예라면서 전화나 기기로 여러분의 대화를 듣는 건 합법이며 새로운 앱을 다운로드하거나 앱을 업데이트할 때 여러 페이지에 걸쳐 작은 글씨로 된 이용 약관이 표시되는 경우가 있는데 거기에 액티브 리스닝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당당하게 주장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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