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체포된 텔레그램 파벨 두로프 CEO가 아동 학대 이미지 유포, 마약 밀매, 법 집행 기관 요청에 대한 불복종 등 혐의로 기소됐다.
파벨 두로프는 러시아 출신으로 메시징 앱 ‘텔레그램’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다. 두로프는 현지 시간 2024년 8월 24일 오후 8시경 개인 제트기로 프랑스에 도착했을 때 국가 헌병대에 의해 체포됐다.
체포 후 절차가 진행되어 프랑스 당국은 2024년 8월 28일 두로프를 아동 학대 이미지 유포, 마약 밀매, 법 집행 기관 요청에 대한 불복종 등 12개 혐의로 기소했다. 기소 시점 두로프는 당국 감시 하에 있었으며 프랑스 출국이 허용되지 않았다. 또 피고인이 보석금으로 500만 유로를 지불하고 주 2회 출두할 걸 명령받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두로프의 체포 및 기소는 러시아에서도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두로프 체포는 정치적 동기에 기반한 것이며 서방 국가의 언론 자유에 관한 이중 기준을 보여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내에서 텔레그램 CEO 체포는 진행 중인 사법 수사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며 이는 결코 정치적 결정이 아니며 결정하는 건 판사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두로프 체포가 정치적 결정이 아닌 수사 일환으로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로프는 2024년 초 인터뷰에서 하이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한 법률이 전 세계적으로 제정되고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유해 콘텐츠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앞으로 큰 어려움은 예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런 낙관적 견해가 역효과를 내어 이번 체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한편 파벨 두로프의 형이자 텔레그램 공동 창립자인 니콜라이 두로프도 수사 대상이 되어 있으며 지난 3월 프랑스 당국으로부터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
또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유해 콘텐츠 확산은 유튜브나 엑스 같은 플랫폼에서도 발생하고 있지만 전문가는 두로프 체포가 예외적인 사례이며 다른 거대 플랫폼 임원이 체포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보도에 따르면 파벨 두로프 CEO 체포는 텔레그램이 아동 포르노 콘텐츠와 조직 범죄 온상이 되고 있다는 의혹과 프랑스 사법 당국 요청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프랑스와 아랍에미리트(UAE)가 두로프 CEO의 아이폰을 해킹하고 있었다고 한다.
텔레그램이 범죄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두로프 CEO와 프랑스간 관계는 좋은 편이었다. 2018년 마크롱 대통령이 두로프 CEO와 오찬 회의를 가졌다. 이 회담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두로프 CEO에게 텔레그램 본사를 파리로 이전할 것을 제안했고 프랑스 국적 부여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2021년 두로프 CEO는 프랑스와 UAE 국적을 취득했다. 같은 해 아랍에미리트는 텔레그램에 7,5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프랑스 국적 취득은 외국인 명사 절차에 의한 것으로 두로프 CEO의 국적 신청서에는 마크롱 대통령과의 여러 차례 면담이 언급됐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후 두로프 CEO는 프랑스 국적을 얻어 프랑스 여권으로 EU 지역 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2023년에는 프랑스 북서부 노르망디 지방으로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두로프 CEO와의 관계를 구축하는 이면에서 그의 정보를 장악하려 했다고 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프랑스 정보기관은 UAE와 공동으로 2017년 두로프 CEO 아이폰을 해킹하는 퍼플 뮤직(Purple Music) 작전을 실행했다고 한다. 이 임무가 수행된 배경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ISIL이 텔레그램을 사용해 공작원을 모집하고 테러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강한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프랑스 정부는 두로프 CEO와 텔레그램에 대해 감시와 협력 양면에서 접근을 시도했다는 것.
한편 프랑스와 공동으로 두로프 CEO에 대한 해킹을 시도했다고 알려진 UAE 외무부는 8월 27일, 두로프 CEO 체포 건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프랑스 정부에 그에게 모든 영사 서비스를 긴급 제공할 걸 요청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