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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근무시간 외 이메일 등 무시할 권리” 인정 법안 시행

근무시간 외 이메일이나 전화에 응답을 거부할 권리를 인정하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법이 호주에서 8월 26일 시행됐다.

이 연결되지 않을 권리법은 지난 2월 의회에서 통과됐으며 8월 26일부터 직원 수가 15명 이상인 기업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 법은 1년 뒤인 2025년 8월 26일부터는 직원 수 15명 미만 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에 적용될 예정이다. 거의 모든 직원이 이 권리 대상이 되지만 일부 공무원 등 소수 예외가 있다고 한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가 부여된 직원은 근무시간 외에 고용주 등으로부터의 연락을 확인, 조회 또는 응답할 의무가 없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업무와 사생활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업무 관련 이메일, 메시지, 전화가 지속적으로 사생활에 침투하는 것에 맞설 자신감을 준다고 연결되지 않을 권리법 지지자는 말했다.

다만 이 법이 모든 연락을 차단할 권리를 부여하는 건 아니며 연락 이유, 방법, 직원에 대한 보상 내용, 가정이나 돌봄 등 직원 개인 상황을 종합 고려해 상황에 따라 응답해야 할 사례도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법 시행으로 호주는 이 권리를 인정한 세계 25번째 국가 및 지역이 됐다. 2017년 유사한 규정을 도입한 프랑스에서는 직원에게 휴대전화를 항상 켜 두도록 강요한 회사에 대해 6만 유로 벌금이 부과됐다. 호주에서는 기업에 대해 최대 9만 4,000호주 달러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고용주 단체인 호주 산업 그룹은 이 법으로 인해 고용 유연성이 감소하고 그 결과 경제가 둔화될 걸 우려하며 실제 영향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도입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호주 노동조합 협의회 미셸 오닐 회장은 법안에 포함된 예외 조항이 합리적인 연락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심야에 근무를 마친 노동자에게 오전 6시부터의 근무를 요청하는 연락 등 경영진 계획 부족으로 인해 노동자가 대가를 치르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을 이 법의 장점으로 내세웠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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