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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터 빔으로 우주 쓰레기 끌어당겨 수거?

SF 작품에서는 날아오는 운석을 지구에서 발사한 빔으로 격추하거나 멀리 있는 물체를 끌어당기는 트랙터 빔으로 우주 공간에 있는 것을 움직이는 묘사가 자주 볼 수 있다. SF적인 빔을 이용해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기술 실현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트랙터 빔은 스페이스 오페라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에드워드 엘머 스미스가 1931년 내놓은 SF 소설(Spacehounds of IPC)에서 등장한 용어로 우주 공간 멀리 있는 것을 빔을 쏘아 손 앞으로 끌어당기듯 운반하는 장치다. 픽션에서는 적 우주선을 나포하거나 파괴된 물자를 회수하는 데 트랙터 빔이 사용되곤 한다.

전문가는 그런 트랙터 빔이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한 기술로 실현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로켓이나 인공위성 파편 같은 우주 쓰레기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으며 고속으로 날아온 우주 쓰레기가 국제우주정거장에 충돌해 로봇 팔이 손상된 사례나 민가에 갑자기 떨어진 물체가 국제우주정거장이 버린 쓰레기였다고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인정한 사례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무수히 떠다니는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작살을 쏘아 넣는 방법이나 막 형태 우주선으로 감싸듯 수거하는 시도 등이 제안되어 왔지만 우주 쓰레기 제거는 세계적으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

전문가에 따르면 빔으로 우주 쓰레기를 끌어당기는 정전기 트랙터라는 개발 중인 기술은 기능이 정지된 위성을 지구 궤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끌어당겨 그 무해한 장소에서 떠다니게 해 우주 쓰레기로 지구에 떨어지거나 지구 궤도상에서 충돌할 위험을 방지하는 걸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우주 공간에는 우주 쓰레기가 그대로 남게 되므로 완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제안된 다른 우주 쓰레기 제거 방법에 비해 몇 가지 이점이 있어 심각한 우주 쓰레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귀중한 도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콜로라도 대학교 볼더 캠퍼스 정전기 트랙터 프로젝트 연구원은 과학적인 면은 거의 정리됐지만 자금이 부족하다며 시제품 제작에는 수십억 원이 들 가능성이 있고 실용 가능한 실물 크기 버전은 더 고액이 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자금 측면 장애물을 넘을 수 있다면 트랙터 빔은 10년 이내에 운용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같은 학과 연구자는 2009년 대규모 위성 충돌 사고가 처음 발생한 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레이저로 우주 쓰레기에 대처하려는 움직임은 다른 곳에서도 있다. 러시아 국영 우주 개발 기업은 직경 3m라는 거대한 레이저 캐논을 사용해 우주 쓰레기를 격추하는 계획을 2018년 발표했다. 격추된 우주 쓰레기는 분해되어 흩어지고 작은 파편이 지구로 떨어지면서 대기권에서 완전히 타버릴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한편 이번 콘셉트는 레이저 빔을 쏘는 점은 공통적이지만 우주 쓰레기를 분해하거나 격추하는 게 아니라 이동시키는 걸 목적으로 한다. 트랙터 빔은 전자총을 장착한 우주선에서 발사되어 지구 정지 궤도를 떠다니는 우주 쓰레기에 음전하를 띠게 한다. 음전하를 띤 우주 쓰레기는 우주선을 양전하로 만들어 정전기력에 의해 끌려오고, 20~30m 정도 떨어진 채로 자석처럼 붙은 상태가 되어 우주선은 직접 접촉하지 않고 우주 쓰레기를 끌어당길 수 있다고 한다. 그 후 우주 쓰레기는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충돌이나 낙하 위험이 적은 묘지 궤도로 끌려들어가 안전하게 계속 떠다니는 게 이상적이다.

또 다른 프로젝트 연구원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견인하는 우주선과 우주 쓰레기를 어느 정도 떨어뜨려 놓을 필요가 있고 전자 빔 기술 한계를 고려하면 우주선과 우주 쓰레기 사이 정전기력은 극히 약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우주선은 상당히 천천히 움직여 우주 쓰레기를 이동시켜야 하며 우주 쓰레기 하나를 완전히 이동시키는 데 1개월 이상 걸릴 가능성이 있다. 이게 빠르게 대상을 끌어당기는 SF 속 트랙터 빔과 현실간 주요 차이라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고도하고 시간도 걸리는 반면 정전기 트랙터에는 큰 이점도 있다. 그것은 작살로 잡거나 로봇 팔로 잡는 방식과 달리 우주선과 우주 쓰레기가 완전히 비접촉이라는 점이다. 우주 쓰레기와 접촉해 우주선이 손상되면 새로운 우주 쓰레기가 생겨 문제가 악화될 뿐이지만 비접촉 정전기 트랙터는 그 위험이 극히 낮고 새로운 우주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

정전기 트랙터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정지 궤도상 작은 걸 포함한 모든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 또 현대 기술로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실용화를 방해하고 있다. 과학자는 비교적 저렴하고 소규모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첫 임무를 위한 자금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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