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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당국, 구글‧메타에 “해저케이블 中수리선 활동 우려”

SNS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포함한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은 지구 해저에 깔린 해저 케이블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이 해저 케이블이 사고나 재해로 단절되면 전세계에 20여 척 있는 해저 케이블 수리선이 복구 작업을 맡게 된다. 하지만 미국 당국은 태평양 해저 케이블이 중국 수리선에 의한 방해나 스파이 활동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를 구글과 메타에 전달했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 수십 년간 태평양 서부에서 미국 군사력에 대항하는 행보를 강화해왔다. 만일 대만을 둘러싼 충돌이나 기타 분쟁이 발생하면 미국 국방부 통신과 기타 기술적 우위를 방해할 가능성이 있어 위험시되고 있다.

보도에선 미국 당국 동향에 정통한 관계자 말을 인용해 미국 당국이 구글, 메타 등 기업에 중국 업체가 미국 소유 해저 케이블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상하이에 본사를 둔 국영 해저케이블 수리업체 SBSS(S.B.Submarine Systems)에 대한 논의도 포함됐다고 한다.

태평양에는 해저 케이블 수십 개가 연결되어 있어 북미와 남미, 아시아, 기타 섬들을 잇고 있다. 하지만 지진 등 자연재해나 선박 과실로 해저 케이블 단절 사례 연간 200여 건이 발생하고 있어 그때마다 수리선이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

해저케이블 수리선은 복구 작업을 할 때 해저케이블을 해면 위로 감아 올려 손상된 광섬유를 연결한 뒤 다시 해저에 가라앉히는 절차를 거친다. 미국 당국자는 해저케이블이 수리를 위해 해면 위로 올라오면 훼손에 취약해지며 작업 중 케이블을 원격으로 무력화하는 장치를 설치하거나 신호 중계기 기술을 연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 중엣도 미국 당국이 우려하는 업체는 1995년 중국-영국 합작 회사로 설립된 SBSS다. 수년간 중국 국영통신사 차이나텔레콤이 지분 51%를 보유해왔고 나머지 지분도 인수 절차를 밟고 있어 SBSS가 중국공산당 영향력 아래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도에선 SBSS 해저케이블 수리선 자동선박식별장치 전원이 자주 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업데이터업체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무선‧위성데이터에 따르면 SBSS 수리선 위치추적 트랜스폰더가 지난 5년간 수시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2019년 싱가포르에서 출항한 볼드매버릭(Bold Maverick) 호는 몇 주간 직경 1마일 미만 좁은 구역을 순회하며 트랜스폰더 전원이 여러 차례 꺼졌다가 켜졌다. 또 푸하이(Fu Hai) 호는 2020년 6월 초 한달간 홍콩 인근에서 트랜스폰더가 꺼진 채로 있다가 다시 신호가 잡힐 때는 대만 동부 해상을 일본 방면으로 항해 중이었다.

물론 이들 사례가 단순 트랜스폰더 고장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특히 군 통신을 운반하는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케이블 주변에서라면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며 SBSS를 경계하고 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는 성명에서 해저케이블 안전은 투명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건설, 유지, 수리하는 신뢰할 만한 기관 능력에 기반한다며 위성에 의한 해저케이블 수리선 추적이 안전 지원 수단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구글과 메타는 SBSS에 대한 미국 당국 우려에 언급을 삼가했고 SBSS 역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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