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를 막는 게 지구와 인류에게 긴급한 과제로 여겨지는 가운데 친환경 전기 자동차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항공기 산업에선 화석 연료에서 전기로의 전환이 더딘다. 이런 가운데 호주 전기 동력 항공기 스타트업인 AMSL에어로(AMSL Aero)는 수소 연료 전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전기 동력 항공기 베르티아(Vertiia)에 대한 상업 주문을 받아 이미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보도됐다.
기후 변화를 막으려면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자동차 산업과 마찬가지로 항공기 산업에서도 전기 동력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기는 기체 크기가 크고 무거워 기존 배터리 기술로는 최소 등급 항공기조차 200km를 넘는 비행이 한계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항공 여행 탈탄소화를 내건 스타트업 AMSL에어로는 수소 연료 전지를 동력원으로 하면 소형 항공기 항속 거리를 1,000km까지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하며 최대 5명 탑승이 가능한 전기 동력 항공기인 베르티아를 개발하고 있다.
이미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 본거지를 둔 지역 항공사 에어링크(Air Link)는 AMSL에어로에 베르티아 상용 주문을 했다. 에어링크 측은 이 거래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업계 계획 달성 열쇠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소 사용은 자사에 게임 체인저라며 최대 1,000km 항속 거리를 달성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설명이다.
베르티아는 호주 민간 항공 안전청(CASA)을 통해 AAM(Advanced Air Mobility) 형식 인증을 신청한 첫 호주 항공기다. 베르티아가 헬리콥터와 고정익 비행기 양쪽 특징을 가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증 취득은 흥미로울 수 있지만 기나긴 작업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CASA 항공기 인증 관리자는 호주에선 아직 누구도 해본 적이 없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 세계 기업이 기존 항공기 연비 개선에 노력하고 있지만 AMSL에어로는 수소 연료 전지를 사용한 전기 동력 항공기를 처음부터 개발하기로 했다. AMSL에어로 측은 고정익기나 헬리콥터를 개조하는 업체도 있지만 베르티아는 백지 상태에서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베르티아는 수평으로 회전하는 모터 8개와 기울기를 변경할 수 있는 가동익을 사용해 3,000m 순항 고도에서 비행할 수 있다고 한다.
베르티아의 가장 큰 특징은 본체를 둘러싸듯 배치된 가동익. 이런 특수 형태 날개 디자인에 영감을 호주 발명가이자 항공 공학의 선구자로 알려진 로렌스 하그레이브(Lawrence Hargrave)가 개발한 상자연에서 얻었다고 한다.
회사 측은 베르티아는 하그레이브가 발명한 상자연의 진화형이라며 실제로 많은 구성에 대해 연구했고 우연히 하그레이브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며 박스 모양 날개는 잘 작동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미 뉴사우스웨일스주 웰링턴 인근 활주로에서 베르티아 시험이 시작됐으며 규제 당국 승인을 받으면 2027년 운용이 개시될 가능성이 있다. 에어링크는 먼저 화물 운송과 차터편에 베르티아를 투입한 뒤 정기편에도 베르티아를 운용할 계획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