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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업계 만성 인력 부족…대형 로봇이 해결책?

태양광 발전 산업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또 태양광 패널 가격 하락 영향으로 2020년 미국 태양광 발전량은 2010년에 비해 25배 증가했다. 하지만 대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은 태양광을 가리는 게 없는 넓은 공간에 많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야 해 원거리 통근 시간과 과중한 노동 시간을 합치면 상당한 인력이 필요하게 되어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가 이 업계에서 과제가 되고 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시설 건설용 대형 로봇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한 로봇공학 엔지니어는 건설 중인 태양광 발전소를 방문해 놀랐다고 말한다. 그 시설에서는 축구장 수만 개 면적에 해당하는 광활한 부지에 태양광 패널 200만 장을 설치하고 있었으며 노동자 수백 명이 패널 열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었다. 설치 작업을 완료하기까지 6개월이 걸렸는데 엔지니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이 과정은 터무니없어 보였고 이런 과정으로는 에너지 전환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시절 동창이었던 엔지니어와 협력하여 태양광 발전 시설 개선에 나섰다. 이들이 태양광 발전 회사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대부분 회사가 새로운 프로젝트 수요에 압도되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에 차저로보틱스(Charge Robotics)라는 기업을 설립하고 태양광 발전 시설 건설 과정 일부를 자동화하는 데 집중했다.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설치 공정은 대체로 4단계로 나뉜다. 먼저 지면에 철강 말뚝을 박아 기초를 마련한다. 그런 다음 지게차로 태양광 패널이 들어있는 상자를 들어 올려 각 설치 위치에 배분한다. 작업 자체는 단순하지만 시설 규모가 40km2에 이를 경우 패널 배분 작업만으로도 중노동이 된다. 3번째 단계에서는 패널을 고정할 프레임을 하나하나 나사로 고정한다. 마지막으로 작업자가 현장을 돌아다니며 패널을 프레임에 부착한다.

차저로보틱스는 2단계 이후 공정을 담당하기 위해 시설 이동식 공장 역할을 하는 이동식 로봇을 제작했다. 기초 고정 작업은 기존 방식대로 하되 그 위에 태양광 패널과 프레임을 고정할 수 있는 로봇을 운송 컨테이너 형태로 이동시켜 조립이 완료되면 해당 장소로 배송하는 방식이다.

선라이즈(Sunrise)라는 이 시스템은 과거 인력 수백 명이 필요했던 태양광 패널 부착 작업을 운전사와 기술자 소수만으로도 가능하게 했다고 한다. 더 큰 현장에서도 기존 작업 방식을 크게 바꾸지 않아 작업자와 병행해 사용할 수 있으며 설치 속도를 2배로 높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회사 측은 솔직히 말해 건설업체가 새로운 기술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건설 현장에 로봇 기술과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려는 시도는 많이 있었지만 대부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대형 태양광 설치업체인 솔브 에너지(Solv Energy)가 자사 시스템에 충격을 받고 제휴를 맺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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