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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럴링크 첫 사지마비 환자 “수술 100일 지났는데…”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뇌 이식 기업 뉴럴링크(Neuralink)는 지난 1월 첫 인간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이 임상시험에서 뇌 이식 수술을 받은 놀런드 아보(Noland Arbaugh)라는 남성에 대한 수술 후 100일 보고서가 5월 8일 공개됐다.

뉴럴링크는 신경 신호를 수신해 체외로 무선 전송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마비 환자 뇌에 장치를 이식해 환자 독립성을 회복시키고 생활을 개선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1월 뉴럴링크가 개발한 BCI 디바이스 링크를 뇌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수술 다음 날 귀가할 수 있었다. 3월에는 생각만으로 PC를 조작해 체스를 두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뉴럴링크 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체스 외에도 문명 6 같은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으며 웹사이트를 탐색하거나 실시간 스트리밍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더구나 닌텐도 스위치를 사용해 마리오 카트를 플레이하기도 한다.

그가 링크를 사용한 시간을 정리한 그래프를 보면 일주일간 모두 69시간 동안 디바이스를 사용했으며 그 중 35시간은 연구용, 34시간은 개인적 사용이었다. 그는 링크 사용감에 대해 과거에는 누군가 도와 자세를 조정해야 했지만 링크를 사용하면 침대에 누운 채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며 하루 종일 누군가 도움을 받을 필요 없이 시간에 맞춰 생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BCI를 사용한 커서 제어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초당 전송 비트(BPS)라는 단위가 있다. 그는 링크를 이식받은 뒤 첫 연구 세션에서 4.6BPS라는 BCI 사용자 세계 기록을 세웠다. 이후 커서 제어 속도는 8.0BPS까지 향상됐다가 급격히 하락했다. 뉴럴링크에 따르면 BPS 하락 원인은 수술 후 몇 주 만에 다수 스레드가 뇌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링크는 128개 전극을 64개 스레드에 분산 배치해 신호를 읽는 구조인데 여러 전극이 사용 불가능해진 것 같다. 뉴럴링크는 신경 신호 감도를 높이기 위해 알고리즘을 수정하고 신호를 커서 움직임으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선해 BPS를 다시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뉴럴링크는 앞으로도 시스템을 계속 개선해 그의 BPS를 건강한 사람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참고로 뉴럴링크 엔지니어가 실험용 쥐로 달성한 BPS는 10BPS라고 한다.

또 뉴럴링크는 향후 텍스트 입력, 로봇팔이나 휠체어 제어 등 기능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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