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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틱톡 금지 등 4개 법안 가결”

미국 하원이 4월 20일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에 대한 지원책과 사실상의 틱톡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규제법안을 포함한 4개 법안을 담은 포괄법안을 가결했다. 법안은 23일에도 상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속히 대통령 서명을 받을 전망이다. 빠른 대응에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성급한 심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하원은 4월 20일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에 미국 틱톡 사업을 매각하라고 요구하는 법안을 포함한 9,500억 달러 규모 포괄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 패키지는 대외지원책 3개와 규제법안 1개 등 4개로 이뤄졌다. 이 중 첫 번째는 대러시아 전쟁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608억 달러 지원책으로 311:112로 가결됐다.

2번째는 264억 달러 이스라엘 지원 및 가자지구 인도주의 지원 법안으로 366:58로 가결됐다. 3번째는 대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동맹국에 대한 81억 달러 지원 법안으로 385:34로 가결됐다. 4번째는 러시아, 중국, 이란에 대한 제재 강화를 인정하는 내용으로 360:58로 가결됐다. 법안에는 바이트댄스에 틱톡 매각을 지시하고 따르지 않으면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척 슈머(Chuck Schumer) 뉴욕주 상원의원은 법안이 하원에서 가결된 뒤 성명에서 23일 상원에서 법안 채택 투표를 할 계획이며 여야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법안 가결을 주도한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하원의장 등에게 사의를 표한 뒤 상원에 이 패키지를 빠르게 자신의 책상으로 보내 성립을 위해 서명할 걸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해 틱톡 규제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면 빠르게 성립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4개 법안 중 가장 논란이 된 건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으로 찬성 311표에 반대 112표였지만 공화당 의원 112명이 반대표를 던지고 찬성한 이는 101명에 그쳤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됐다. 또 표결 중 법안 가결이 확정되는 모습이 드러나자 몇몇 의원이 작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흔들자 존슨 의장이 예의가 없다며 주의를 준 일화도 있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에 역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끈 결정을 내려준 미국 하원, 양당, 존슨 의장 개인에게 감사드린다며 법안이 상원에서도 지지받아 바이든 대통령 책상에 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규제 법안이 착실히 성립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을 두고 틱톡 측은 중요한 대외·인도주의 지원이라는 가려진 이유를 이용해 미국 하원이 다시 틱톡 금지법안을 강행 처리하려 한 건 유감이라고 밝혔다.

표결에 임한 의원 사이에서도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지원책과 표현의 자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제 법안을 동시에 심의한 것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이전 틱톡 금지법안 단독 표결 때 반대표를 던졌던 한 하원의원은 이스라엘 정부가 어떻게 미국산 무기를 사용해 사람들을 무차별 학살하고 기아를 강요해왔는지를 봐왔는데 이게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기술 덕분이라며 국민의 세계 정세 이해에 SNS가 역할을 한다고 시사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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