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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비트코인 반감기…채굴업자는 거점 이동중

2024년 4월 20일 전후 비트코인 반감기 탓에 채굴업자 수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저비용 국가로 거점을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에서는 4년마다 한 번씩 반감기라고 불리는 채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비트코인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주기가 찾아온다. 2024년 4월 20일 전후로 4번째 반감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가상화폐 채굴업체가 전력 비용이 낮은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같은 국가로 거점을 옮길 가능성이 시사되고 있다.

비트코인의 발행 수는 무한정이 아니라 2,100만개라는 상한선이 있다. 따라서 채굴로 받을 수 있는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네트워크에 추가되는 새로운 비트코인 발행 매수도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4년마다 한 번씩 찾아온다.

현재 채굴업체는 네트워크에 검증된 블록이 추가될 때마다 6.25BTC를 받을 수 있지만 반감기가 도래하면 3.125BTC로 하락한다. 반감기는 지금까지 2012년 11월, 2016년 7월, 2020년 5월에 도래했으며 4번째 반감기가 2024년 4월 20일 전후에 올 전망이다.

다가올 반감기에 대비해 채굴업체는 가장 최신이면서 가장 효율적인 기술로 업그레이드해 반감기 영향을 줄이려 하고 있다. 이들 채굴업체에게 가장 큰 비용 부담은 전기요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여러 채굴업체가 미국에서 전력 효율성이 낮은 오래된 컴퓨터를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으로 이전하거나 매각하고 있다는 것. 암호화폐 채굴업체 룩소르테크놀러지(Luxor Technology)에 따르면 이 회사가 미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60만 대에 이르는 채굴 리그 S19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국가로 옮겨졌다고 한다. 회사 측은 S19가 미국에서 운영하기에는 비용 대비 효율성이 낮을 수 있지만 아프리카 특정 지역에서 운영하면 큰 이익을 낼 수 있고 컴퓨터 자체 수명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비슷한 움직임은 중국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2012년경부터 중국과 협력 관계에 있던 에티오피아에선 중국 기업이 50억 달러 규모 수력발전 댐 건설에 자금을 지원했다. 그 결과 중국 채굴업체가 에티오피아에 집중하게 됐다. 실제로 에티오피아 국영 전력회사는 21개 채굴업체와 전력 공급 계약을 맺었는데 이 가운데 무려 19개사가 중국 기업이었다. 중국과 우호 관계인 에티오피아는 세계에서 전력요금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1kWh당 필요한 전력 비용을 보면 에티오피아에선 0.6센트에 불과하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인 에티오피아에서는 국민 절반 가량이 여전히 전기 없는 생활을 하고 있어 과열되는 채굴 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 채굴업체 CEO는 에티오피아가 디지털 채굴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반해 수력발전과 지열발전이 활발한 아이슬란드는 그동안 세계 최대 채굴 국가 중 하나였지만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총리는 아이슬란드 가정용 전력 소비량보다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암호화폐 채굴을 규제하고 싶다는 견해를 보였다. 야콥스도티르 총리는 아이슬란드 식량 생산을 늘리고 재생에너지를 가상화폐 채굴 산업에서 아이슬란드 가정과 다른 산업으로 전환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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