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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군 기지 반복 침입한 수수께끼 드론

지난해 12월 미국 버지니아주 햄프턴에 위치한 랭글리 공군기지에 수수께끼 드론이 반복적으로 침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드론 침입 사태에 대해 미 공군은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고고도 제트기인 WB-57F를 출격시키는 등 대응에 나섰다.

랭글리 공군기지는 정확히 말하면 인근 미 육군 시설인 랭글리-유스티스 통합 기지(Joint Base Langley–Eustis) 일부다. 스텔스 전투기 F-22를 보유한 몇 안 되는 공군기지 중 하나로 수도 워싱턴 D.C.를 비롯한 미국 본토를 방어하는 미 북방군과 북미 대공방어사령부 중요 임무를 지원하고 있다.

또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동부 최대 해군 기지인 노퍽 해군 기지가 위치해 있고 중요한 상업 조선소도 있는 등 이 일대는 미국에게 상당히 중요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랭글리 공군기지는 2023년 12월에 수수께끼 드론에 의한 침입을 반복 경험했다고 한다. 랭글리 공군기지 측 관계자는 기지에서는 2023년 12월 6일 오후 처음으로 UAS 활동을 관측했으며 12월 중 UAS 침입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고 밝혔다. UAS 수와 크기, 구성도 다양했다. 침입 사례 모두 적의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제한구역을 비행하는 건 비행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연방항공청 역시 이런 침입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혀 드론 침입 사건이 있었다는 걸 인정했다.

운용상 보안을 지키기 위해 드론 침입이 운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관계자는 구체적인 무력 보호 조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지만 기지를 보호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며 랭글리 공군기지는 지속적으로 공역을 감시하고 지역 법 집행기관이나 다른 연방기관과 협력해 기지 인력, 시설, 군사자산 안전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미 대공방어사령부 사령관은 지난 3월 14일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랭글리 공군기지 드론 침입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 언급했다.

그는 2024년 2월 사령관에 취임 이후 대(對)UAS 임무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밝히면서 이렇게 많은 침입 사례를 목격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으며 랭글리-유스티스 통합기지에서 일어난 사건에 개입해 이를 향후 90일간 평가 주안점으로 삼고 있다고 밝혀 랭글리 공군기지에 드론 침입 사건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 밖에도 온라인 비행추적 소프트웨어 애호가는 12월 당시 랭글리 공군기지 상공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한 엑스 사용자(Thenewarea51)는 12월 12일 공중급유기 지원을 받은 F-16 8대가 버지니아주 상공에서 활동했다고 보고했다.

그 다음 주에는 나사가 고고도 연구 프로그램에서 운용 중인 연구기 WB-57F가 랭글리 공군기지를 중심으로 원 궤도로 비행한 것도 온라인 비행추적 소프트웨어를 통해 발견됐다. WB-57F는 전술폭격기 B-57을 개조해 영상 센서와 각종 측정기기를 탑재할 수 있게 한 연구용 항공기로 미군도 과거 나사와 협력해 WB-57F를 운용한 바 있다.

나사 랭글리 연구소 측 관계자는 나사 WB-57F 항공기 비행임무는 전국을 비행하며 과학연구와 원격 영상 지원을 하는 것이라며 WB-57F 항공기는 지난 2개월간 최소 30회 이상 비행했다고 밝혔다. 또 민간등록번호 N927NA WB-57F는 12월에 나사 스페이스X 상업보급서비스 임무 29번을 지원하기 위해 동부 연안을 비행하며 지구로 귀환한 우주선을 촬영했다고 한다. 이 지역에 있는 동안 버지니아주에서 추가 영상 지원을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보도에선 비무장 드론이라도 비행 작전을 방해하고 매우 귀중한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무장 드론이라면 지상에 배치된 F-22 같은 전투기를 선제 공격하거나 폭탄 탑재 드론으로 공격을 가할 수도 있다.

랭글리 공군기지를 비롯한 미군 기지가 수수께끼 드론 침입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미 군용기는 다양한 시험장이나 훈련장, 군사작전 지역 등에서 자주 드론을 마주치고 있다. 이렇게 잇따르는 기이한 드론 침입 사례는 전통적인 전장 내외부와 군대, 중요 민간 인프라 모두에 대해 UAS가 계속 확대되는 위협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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