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실시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중국에 대한 압력에 굴하지 않는 자세를 내세운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는 등 양측 대립이 선명해지는 가운데 AMD가 데스크톱 CPU인 라이젠 7000 시리즈에서 대만제 칩 각인을 모두 삭제한 것으로 보도됐다. AMD는 신제품 표기법에 맞추기 위한 변경이며 중국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 사용자에 따르면 2024년 1월 2일 라이젠 시리즈 칩에서 대만 표기(Diffused in Taiwan)가 사라진 걸 지적했다. 이 표기는 칩이 대만에서 제조된 걸 나타내며 말레이시아에서 조립된 걸 의미하는 표기(Made in Malaysia)와는 구별되고 있다.
이 변화는 중국 내에서 큰 화제가 됐고 새로운 기업이 대만에서 만든 제품에 메이드인차이나라고 표시하도록 요구하는 중국 정부에 굴복했다는 목소리가 많아졌다는 지적이다. 그 중에는 이 변경은 중국 국내용으로 출하된 AMD CPU에만 적용되어 그 외 제품에는 계속해서 대만 표기 각인이 남아 있다는 설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AMD는 이를 부인하고 모든 CPU에서 유사 대응을 수행했으며 이 이유는 정치적이지 않다는 걸 밝혔다.
AMD 측은 자사는 2023년 모든 CPU와 APU 신제품에서 보급국(country of diffusion)을 삭제하고 당사 다른 제품 표시 방법과 정합하고 있다고 밝혀 보급국 그러니까 칩 실리콘다이를 제조한 국가 기재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AMD 첨단 제품인 실리콘 다이는 모두 대만 반도체 수탁 제조 대기업인 TSMC가 제조를 담당하고 있다.
이 결정은 AMD가 2022년 2월 350억 달러로 인수한 미국 반도체 제조 기업인 자일링스(Xilinx) 신제품과 AMD 기존 제품을 통합하기 위한 대처 일환이다. 자일링스 제품에는 보급국 표기가 없기 때문에 이 변경에 의해 양사 제품에서의 표기법이 통일되게 된다.
AMD는 이전에도 라이젠 RX 7900 중국 출시가 늦은 건 제조국을 대만으로 표기한 탓이라고 밝히거나 미국 PC 주변기기 제조사인 커세어는 패키지에 대만제라고 표기해 중국 국민 감정을 불러일으키자 인쇄 실수였다고 공식 사과를 한 적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