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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드플레이션이 소비자를 괴롭히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역사적인 인플레이션이 가속되고 있다.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유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다양한 걸 들 수 있다. 그런데 싱크탱크 IPPR과 커먼웰스(Common Wealth)가 공동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런 요인에 더해 폭리를 더한 대기업의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이라는 가격 인상이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에선 인플레이션이 극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선 9∼11%라는 197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유행과 관련한 공급 병목 현상,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져온 에너지 위기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들은 인플레이션 방아쇠가 된 것이다. 하지만 간과되기 쉬운 관점은 기업이 이익을 위해 가격 인상을 하는 측면을 들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상장 기업에선 사업 이익이 30%나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 지배력을 가진 불과 11% 대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한다. 기업 이익 증가는 경제 대부분이 소수 대기업에 의해 지배되는 경향이 강한 미국에선 더 컸다고 한다.

대기업이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의한 비용 증가분을 넘어 가격 인상을 하는 행위를 그리드플레이션이라고 한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면 가격 인상이 소비자에 직결되기 때문에 기업도 어려움이 있지만 이미 강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기업이라면 가격 인상을 해도 소비자가 떨어져 나가기 어렵기 때문에 이익을 추구하며 가격을 인상하기 쉽다.

보도에선 이런 이익 급증은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율을 거의 따라잡지 못하고 노동자 가처분 소득이 제2차세계대전 이후 최대 감소에 휩쓸리는 상황에서 일어난다며 그리드플레이션은 삶을 괴롭히는 원인 중 하나가 됐다고 지적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술과 통신, 금융, 에너지, 광업, 식품 등 분야 기업에서 그리드플레이션이 보였다고 한다. 보고서에선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전체 경제 부문 비용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는 첫 가격 상승을 악화시켰고 그 결과 인플레이션 피크가 높아지고 기업 시장 지배력이 약했을 때보다 인플레이션이 길어졌다고 풀이한다.

코로나19 이전 평균보다 이후 이익이 더 많았던 기업 예를 보면 엑손모빌의 경우 150억 파운드에서 530억 파운드, 쉘은 160억 파운드에서 440억 파운드, 글랜코어 19억 파운드에서 148억 파운드, 크래프트하인츠 2억 6,500만 파운드에서 18억 파운드 등이다. 이들 기업은 이익률을 유지하거나 증가시키고 상당한 초과 이익을 창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는 세계 경제에 중대한 손실을 줬으면 기업 시장 지배력이 강해지지 않았다면 전 세계 GDP는 현재보다 8% 높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실 세계는 노동자 소득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경제 역학은 약해지고 소비자 선택권이 좁아지고 제품 질은 저하되며 경제적 기회는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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