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 유전자를 바꿔 발전 능력을 부여해 환경에 유해한 유기물이 대량으로 함유되어 있는 공장 폐수로 증식할 수 있는 발전 박테리아가 탄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1988년 뉴욕에 위치한 오나이다 호수에서 발견된 슈와넬라 오네이덴시스(Shewanella oneidensis)라는 세균은 금속을 환원해 대사하고 전기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능력으로 주목받았지만 증식하려면 특정 화학 물질이 필요하기 때문에 응용 프로그램 너비가 제한되는 어려움이 있다.
스위스 연방공대 로잔 연구팀은 2023년 9월 8일자 학술지 줄(Joule)에 게재된 논문에서 일반적인 대장균 유전자를 조작하는 슈와넬라 오네이덴시스 같은 발전 능력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먼저 대장균 게놈을 바꾸고 세균 세포 내에서 세포 외로 전자를 전달하는 대사 과정인 세포외전자전달 EET를 부여해 발전 효율이 높은 전기미생물을 만들었다. 이렇게 태어난 발전 능력을 가진 대장균은 슈와넬라 오네이덴시스 발전 능력 일부 밖에 갖고 있지 않은 기존 바이오 공학 대장균보다 2배 이상 발전량을 발휘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중요한 혁신 중 하나는 대장균 내에서 완전한 EET 경로를 구축한 것이라면서 MR-1 구성 요소를 통합해 세포 내외부에 걸쳐 최적화된 경로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발전하는 능력을 가진 박테리아가 탄생해도 섬세하거나 특수 먹이가 필요하거나 번식시키는데 대량 에너지가 필요하다면 의미가 없다. 따라서 연구팀은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현지 맥주 양조장에서 폐수를 모아 여기에 새로 개발한 대장균을 투입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맥주 양조장은 원료가 되는 곡물 세정이나 탱크 세정을 위해 물을 사용하지만 이 폐수에는 대량 당분이나 전분질, 맥주 효모 혼합물이 포함되어 있어 그대로 흘러내리면 바람직하지 않은 미생물이 번식하기 때문에 처리하고 나서 배출해야 한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투입한 대장균은 맥주 양조장 폐수 속에서 대량으로 증식한 게 확인됐다. 이에 반해 슈와넬라 오네이덴시스는 폐수 중에선 거의 번식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이는 유기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에너지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유기 폐기물을 처리하는 동시에 전력을 생성하는 일석이조 시스템이라면서 로잔 맥주 양조장에서 회수판 폐수로 테스트한 결과 기존 전기 미생물은 생존할 수 없었던 데 비해 바이오 엔지니어링을 한 전기 미생물은 폐기물을 먹이 삼아 비약적으로 증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폐기물 처리에 한정되지 않는다. 유전자 조작된 대장균은 다양한 자원으로부터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미생물 연료 전지나 바이오센싱 등 폭넓은 용도를 생각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