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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편집술로 암세포를 건강한 세포로…

미국 생물의학연구소인 CSHL(Cold Spring Harbor Laboratory)이 유전자 편집 기술인 CRISPR(CRISPR-Cas9)를 이용해 소아에서 볼 수 있는 횡문근육종(rhabdomyosarcoma, RMS) 암세포를 건강한 근육세포로 바꾸는 실험에 성공했다.

횡문근육종은 향후 골격근이 될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소아에서 젊은 성인까지 100만 명당 4∼5명 정도 비율로 발병한다고 한다. 환자 중 70%는 6세 미만 소아이며 고위험으로 간주된 사례 생존율은 50% 미만이라는 위험한 암 중 하나다.

이런 횡문근육종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팀은 암세포를 건강한 세포로 재프로그래밍하는 치료법인 분화요법(Differentiation therapy)에 대해 연구했다. 분화요법은 약물 등을 이용해 미성숙한 암세포를 성숙시켜 건강한 세포로 분화시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분화요법은 혈액암 등으로 테스트되고 있으며 미식품의약국 FDA는 백혈병 분화치료를 위해 4종류 약을 승인하고 있다. 이들 약은 보통 암세포 내 특정 단백질을 저해해 기능한다고 한다. 분화란 줄기세포가 체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근육세포나 지방세포 등으로 변화하는 과정이지만 횡문근육종 환자에선 유전자 변이에 의해 PAX3-FOXO1이라는 특수 단백질이 생산되어 횡문근 세포에서 분화가 정지한다고 한다. 그 결과 세포가 횡문근이 되는 대신 암 조직이 형성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크리스퍼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유전자를 무효화하고 어떤 유전자가 PAX3-FOXO1과 연동해 세포 분화를 정지시키는 단백질을 생산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횡문근육종 세포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NF-Y라는 단백질을 만드는 능력을 잃으면 암세포가 근육세포로 분화되는 게 판명됐다.

연구팀은 세포는 말 그대로 근육으로 바뀌고 종양은 암으로서의 모든 속성을 잃는다며 암세포는 단지 자신을 늘리려는 세포에서 수축에 전념하는 세포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유전자 편집을 하지 않고 PAX3-FOXO1과 NF-Y를 비활성화해도 같은 효과가 있지만 이들 단백질은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는 게 아니라 NF-Y가 특정 DNA 서열에 결합해 PAX3-FOXO1을 만드는 유전자를 켜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NF-Y를 만드는 유전자를 차단하는 것만으로 PAX3-FOXO1 생산도 차단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가 실제로 횡문근육종 치료에 적용되기 전에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극복해야 할 장애물 중 하나는 NF-Y가 신진대사와 세포 주기 같은 세포의 건강한 과정에도 관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횡문근육종 세포는 PAX3-FOXO1 발현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암세포가 근육세포로 분화하기에 충분하더라도 건강한 조직이 손상될 정도로 길지 않으며 최적인 기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어떤 암세포라도 분화시키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며 이는 분화요법보다 활용을 쉽게 할 수 있는 중요한 단계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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