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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픽스잇 “맥도날드 아이스크림 머신, 누구나 수리할 수 있어야”

미국 맥도날드에선 아이스크림이 스위트 카테고리 매출 60%를 차지할 만큼 인기지만 매장을 방문하면 아이스크림 머신 고장으로 제공할 수 없다고 거절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한다. 아이핏스잇(iFixit)이 이런 맥도날드 아이스크림 머신 수리를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애기는 도시 전설이 아니라 실제로 있는 얘기다. 매장마다 아이스크림 머신이 얼마나 고장나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웹서비스가 등장하는가 하면 미연방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아이픽스잇은 매장에서 사용하는 아이스크림 머신을 구입해 내부를 확인했다. 문제의 아이스크림 머신은 테일러(Taylor)라는 제조사가 만든 C709 소프트크림 서브 프리저다. 이 머신에서 가장 큰 문제는 실행해 사용할 수 있게 될 때까지 4시간 워밍업이 필요하다고 한다. 더구나 4시간 동안 에러가 빈발했는데 설명서를 봐도 에러 종류와 대처법이 일절 기재되어 있지 않고 어떤 에러가 일어나고 있는지가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스크림 머신을 열고 안쪽을 보면 프린트 기판 몇 장과 모터, 벨트, 열교환기 등 쉽게 교환할 수 있는 부품으로 이뤄져 있었다. 하지만 맥도날드와의 계약으로 프랜차이즈 소유자는 테일러 수리 서비스에서만 아이스크림 머신을 고칠 수 있다. 아이픽스잇에 따르면 테일러는 이익 25%를 수리 서비스로 벌고 있으며 서비스 15분당 350달러 요금을 청구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다른 기업(Kytch)이 테일러 아이스크림 머선 오류를 읽는 라즈베리파이 기반 장치를 개발했다고 하지만 아이픽스잇에 따르면 맥도날드가 프랜차이즈 소유자에게 해당 기기를 절대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를 보내고 있었다고 한다. 아이픽스잇 측은 아이스크림 머신 오류 코드를 읽는 장치를 만들고 싶지만 법에 따라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 DMCA 제1201조에 기기의 소프트웨어 등 저작권으로 보호된 작품 디지털 락을 우회해선 안 된다고 정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 제1201조 면제 프로세스 자체는 존재하지만 소비자용 기기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업무용 아이스크림 머신에는 면제 프로세스를 적용할 수 없다.

아이픽스잇과 비영리단체(Public Knoledge) 측은 테일러 아이스크림 머신과 같은 업무용 장치의 디지털 보안 대책을 피하는 건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탄원서를 저작권국에 제출했다. 이 탄원서에선 아이스크림 머신 외에 빌딩 관리 시스템 등도 언급되어 있다. 하지만 아이픽스잇에 따르면 저작권국이 탄원서를 수락해도 해킹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개별 아이스크림 머신 소유자 뿐이며 아이픽스잇이 아이스크림 머신을 수리하기 위한 해킹 도구를 배포할 수 없다는 것. 따라서 아이픽스잇은 DMCA 제1201조를 수정해 수리할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소비자용, 업무용을 불문하고 모든 전자기기 수리를 합법화하는 수리자유법(The Freedom to Repair Act)을 재검토하도록 연방의회에 요구하고 있다.

비영리단체 측은 원칙적으로 저작권은 해당 장치가 소비자용인지 업무용인지에 관계없이 소유하는 장치 수리를 방해해선 안 된다며 이 원칙은 아직 법률에 영구적으로 내장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은 저작권 시스템이 맥도날드 아이스크림 머신만큼 깨지기 쉬운 걸 보여준다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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