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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1마리보다 쌍으로 키우는 게 인지능력↑

관리 편의성 면에서 갓 태어난 젖소를 1마리씩 다른 소와는 거리를 두게 해 사육하는 일이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연구팀이 암소가 고립되면 암소 자체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조사했다.

쥐를 이용한 이전 실험에선 한 마리만으로 키워진 개체 쪽은 인지 발달 테스트 성적이 나빴다고 한다. 연구팀은 쥐처럼 소도 생후 이른 시기 여러 마리를 모아 기르는 게 인지 발달 면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해 실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생후 4∼8주째 송아지를 준비해 몇 가지 테스트를 실시했다. 첫 테스트에선 미로에 1마리 또는 2마리를 넣고 한쪽에는 흰색 상자와 가득 찬 우유병을, 다른 한쪽에는 검은 상자와 빈 우유병을 설치했다. 송아지에게 미로를 주회하게 해 흰 상자를 선택하게 될 때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확인했다. 이후 흰색과 검은색을 역전시켜 같은 방식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처음에는 1마리만으로 미로에 놓인 송아지와 2마리로 미로에 놓인 송아지 양쪽이 순조롭게 학습했지만 흰색과 검은색을 역전시킨 순간 1마리만 있던 쪽은 학습 퍼포먼스가 나빠진 게 확인됐다고 한다.

2번째 테스트에선 울타리 안에 익숙하지 않은 빨간 상자를 설치하고 송아지가 이 상자에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머리를 접근시킨 시간과 냄새를 맡는 등 상자에 관심을 보였던 시간을 측정했다. 이 테스트는 상자에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은 송아지 2마리가 짧았다고 한다.

연구팀은 첫 실험에서 인생 초기 단계에서 사회적 고립을 경험했기 때문에 역전 학습 등에 잘 대응하지 못하고 행동 유연성이 부족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2번째 실험에 대해선 불안 증가 등 심리 상태가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 2개 실험에서 연구팀은 1마리씩 사육하는 건 송아지 인지 능력에 장애를 초래하는 걸 시사했다. 실험 전 동물에게 항불안제를 투여하는 등 영향을 조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젖소는 로봇 착유 장치나 자동 먹이 기기 등 신기술과 항상 접촉하고 있지만 복수로 사육한 유연성이 높은 개체라면 이런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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