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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가 지구 환경 유지에 필수적인 이유

현대식 식물의 조상인 이끼는 열대우림 나무 등 환경 보호 속에서 주목받는 일이 거의 없으며 미화나 청소를 위해 벗겨져 버려지는 경우도 많다. 전 세계 이끼를 모으고 이 일을 조사한 연구에 의해 이끼는 영양소와 탄소를 유지하는 것으로 생태계나 지구 환경을 지지하는 인연 아래 힘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이끼가 흙을 덮고 있으면 이 땅이 불모지가 된다든지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끼는 토양 내 탄소와 질소를 늘리는 등 실제로는 훌륭한 일을 한다는 설명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널리 분포되어 있는 생물 중 하나지만 생태계에 대한 공헌을 전 세계적으로 평가받지 않은 이끼에 대해 밝히기 위해 뉴사우스웨일즈대학을 비롯한 전 세계 50개 국제 연구 기관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열대 우림에서 사막, 얼음에 닫힌 극지까지 전 세계 각지 123개 이상 토양에서 이끼샘플을 채집했다. 연구 대상이 된 지역에 자라는 이끼 면적을 합치면 940만km로 중국이나 캐나다 국토에 필적하는 넓이라고 한다.

이끼가 토양이나 다른 식생에게 주는 24가지 혜택을 정량화하고 이끼가 풍부하게 자라는 토지와 자라지 않는 토지와 비교한 결과 이끼가 자라는 토양은 영양소가 풍부해 유기물 분해율이 높고 식물이나 사람에게 유해한 병원균이 적다는 게 확인됐다.

이끼는 또 그 자체가 자라는 토양 뿐 아니라 지구 전체 환경에도 기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끼가 자라는 지면은 표토가 노출된 벌거벗은 땅에 비해 탄소저장량이 많아 전 세계 전체에선 6.43기가톤 그러니까 64억 3,000만 톤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인간 토지 이용으로 인한 연간 탄소 배출량 6배에 해당한다.

이 시산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방목이나 벌채, 농업 등 인간의 토지 이용에 의해 토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바뀌지만 이 6배 이산화탄소를 이끼가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원래 이끼는 친밀한 초목 대부분이 속하는 유관속 식물과는 달리 뿌리는 기근이라는 지면에 고착하기 위한 것뿐으로 물을 빨아올리는 기능은 없다. 잎도 세포 1개분 두께 밖에 안 되는 원시적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끼가 약한 생물이라는 건 아니다. 호주 건조 지대에 서식하는 이끼는 물이 시들면 둥근 덩어리가 되지만 죽지 않고 가사 상태로 반영구적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이 때문에 100년 전 이끼를 봉투에서 꺼내 물을 뿌리는 실험을 실시하자 이 이끼는 훌륭하게 숨이 붙었다고 한다.

이끼는 토양 생태계를 유지할 뿐 아니라 자연 재해 등으로 흐트러진 생태계를 구하는 역할도 한다. 예를 들어 미국 세인트헬렌스산이 1980년 분화했을 때 현장 부근 동식물은 거의 죽었지만 재빨리 산으로 되돌아온 건 이끼였다.

화산 분화 후 환경을 조사한 연구에 대해 연구팀은 처음으로 돌아온 건 시아노박테리아와 아오미드로 등 원시적 이끼였다며 이번 연구에서 이끼에는 나무, 풀이 자라는 토양을 정돈하는 역할을 한다는 걸 밝혔다며 다시 말해 이끼는 먼저 토지에 와서 이 장소를 개선하고 먼저 떠나는 존재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목표는 도시 이끼가 자연 지역 이끼만큼 건강한 토양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조사하는 것. 또 열화된 토양에 이끼를 재진출시켜 환경이 재생하는 프로세스를 가속화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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