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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가치 높인 후 매각…사모펀드 문제점은?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이나 금융기관 미공개주를 인수하고 동시에 해당 기업 경영에 깊게 관여해 기업 가치를 높인 다음 매각하는 걸 목적으로 한 투자 펀드다.

보통 PE 기업은 정부계 펀드나 연금 기금 등 자본을 바탕으로 투자금을 모아 복수 펀드를 관리하고 있다. 또 PE 기업이 운용하는 펀드는 투자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다양한 업종 기업을 인수한다.

보통 PE펀드는 인수한 기업에 자사명을 붙이지 않기 때문에 기업으로서의 지명도는 낮아진다. 또 PE펀드는 인수한 기업 경영권을 갖지만 해당 기업이 과거 한 불법 행위에 대해선 최소한의 책임 밖에 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1980년대 PE펀드는 적극적 인수와 엄격한 비용 절감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됐다. 하지만 지금은 은행에 이은 사회 경제에 대한 새로운 리스크 자금 공급자 입장을 굳히고 있다. 이유는 기존 기업 인수와 같은 사업에 그치지 않고 칼라일그룹이나 블랙스톤그룹을 비롯한 투자 펀드가 보험업이나 부동산업 등 분야에도 진출하고 있어 다면적인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PE펀드는 자사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한때 공격적인 침략 기업으로 간주되던 PE펀드는 효과적인 리브랜딩 정책을 취해 더 전략적이고 기업 가치를 중시하는 투자자로 이미지를 바꾸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PE펀드에 인수되면서 기업은 공장 신설이나 신규 직원 채용 등 활동이 가능하게 되지만 PE펀드에 의한 인수 문제점도 지적된다. 하나는 PE펀드가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가 아니라 단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단기 투자를 기본으로 하는 PE펀드는 연구 개발 기간과 직원 육성, 새로운 성과 발표 등 장기 투자를 우선시하기 어려운 것으로 지적된다.

또 단기 이익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비용 삭감 정책이나 직원 감축 등을 실시하는 PE펀드의 자세는 거대 사모투자기업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에 인수되고 경영 파탄에 이른 토이저러스처럼 사업에서 얻은 수입 규모 자금을 PE펀드가 맡은 채무 상환에 쓰는 상황에 빠져 버린 경우 등에서 문제시된다.

또 칼라일그룹이 인수한 개호시설 체인에선 자산을 매각하고 이를 기업에 환원해 운영자금으로 충당하는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을 택한 바 있다. 하지만 그 결과 해당 기호시설 체인에선 직원 감축이나 클레임 증가, 위생 기준 위반 등 문제가 잇따르고 직원 지원 부족으로 입주자 사망 신고 등도 발생했다. 한편 칼라일그룹은 자신들이 이 개호시설 체인을 소유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묻는 유족으로부터의 소송을 기각시키는데 성공했다. 헬스케어 같은 특정 업계에선 PE펀드에 의한 인수 악영향이 부각되어 왔다.

이렇게 PE펀드는 인수처 기업 사업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기업 경영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또 PE펀드가 자사 경영 수완을 과대 평가하고 필요한 업계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대폭적인 경영 개혁을 실시하는 것도 문제시되고 있다. 신발 메이커 페이리스(Payless) 인수 당시에는 경영 개혁으로 부적절한 제품 구입이나 품질 관리 프로세스 악화 등 업무 실시에 실수가 잇따라 재고를 안아 버렸다고 한다.

물론 PE펀드 인수로 업무 개선에 성공한 기업 예도 있지만 많은 PE펀드가 일상 업무 운영과 최적화보다 재무 상황을 중시하고 있으며 인수 기업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능력을 저하시키는 게 우려되고 있다. 한편 PE펀드에 의한 인수는 독점금지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지 또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신규 기업 진입 장벽, 소비자 복지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요인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PE펀드가 실시하는 세일앤리스백이나 배당 재투자 제도 같은 전략은 인수한 기업으로부터 단기 이익을 창출해 기업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일반적인 기법이다. 이런 방법은 법적으로 인정되지만 이 과정에는 풍부한 재원을 보유한 PE펀드가 오랜 세월간 정치인에게 많은 정치 헌금을 해왔던 과거가 있다. PE펀드는 정치인과 연결 고리를 통해 기업에 대한 세재 우대 등이 가능하게 되어 있었다.

또 이전 정부 관계자가 PE펀드로 가는 게 관례화되는 등 PE펀드가 과도하게 정치적 우위를 갖는 것도 문제시되고 있다. 더구나 우수 변호사를 보유한 PE펀드의 행동 책임을 묻는 것도 곤란하다고 여겨진다. 미국 법률 하에서 PE펀드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때론 PE펀드는 인수 기업을 도산시켜 자신의 이익으로 삼는 게 지적된다. 음식 체인인 프렌들리스(Friendly’s)를 인수한 선캐피털은 철저한 인원 감축이나 비용 절감에 노력했지만 그 결과 프렌들리스는 도산해버린다. 당시 선캐피털은 프렌들리스 소유자이자 채권자이기 때문에 연금 자금을 자사 장부에서 연금 이익 보증 기업으로 넣어 연금 채무를 회피하거나 다른 무담보 채권자를 밀고 파산 후 자산 분할을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최근 힘이 커지는 기술 업계가 앞으로 PE펀드로 성장해나갈 것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PE펀드와 같은 활동을 해 거대 기술 기업이 다른 업계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PE펀드가 경제, 노동자, 경쟁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비판을 받는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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