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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심리학회가 밝힌 아이의 소셜미디어 10가지 제안

미국심리학회 APA가 처음으로 소셜미디어에 관한 어린이에 대한 건강 관련 조언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소셜미디어를 부인하지 않을 때까지 잠재적으로 해로울 가능성을 지적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보호자와 정부에 10가지 제안을 하고 있다.

먼저 보호자가 할 수 있는 일로 아이의 문제가 있는 소셜미디어 사용을 확실하게 인식하는 것. 문제가 있는 소셜미디어 사용으로는 소셜미디어를 그만두고 싶은데 그만둘 수 없다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사람을 속이면서까지 인터넷을 계속 사용하는 걸 예로 들 수 있다. 또 보호자에 의한 모니터링은 10세부터 14세로 추천하고 있다.

APA 권고는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나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아이와 기술간 관계에 주시하고 있다. 스크린타임 한정도 권고 중 하나에 있지만 본질적이고 직접적으로 소셜미디어가 정신건강에 해롭기 때문이 아니라 사춘기 아이의 뇌 발달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수면 시간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아이 마음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타인과 자신을 과잉 비교하는 불법 콘텐츠를 보거나 심리적으로 부적절한 행위를 보는 걸 피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에서 보내는 시간을 제한,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한다.

당연하지만 자살, 자상, 섭식 장애 등 주제도 아이 눈에 보이지 않게 보호자가 모니터링해야 한다. 여기에는 말하지 않아도 보호자라면 당연한 얘기지만 어려운 건 이를 아이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APA는 아이 개인은 존중되어야 하며 모니터링과 프라이버시간 균형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하나 하나는 이해할 수 있지만 종합해 실천하는 건 쉽지 않을지 모른다.

APA는 소셜미디어가 젊은층에 있어 본질적으로 유익도 유해도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영향은 개인적, 심리적 특성에 있어 개개인마다 사용법이 크게 변화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신체 이미지나 우울증 관련 문제가 있는 청소년은 소셜미디어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 한편으론 마음에 문제를 안고 있는 젊은이나 사회로부터의 소외감을 갖고 있는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문제를 가진 사람에게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나 상담이나 조언을 받고 심리적 지원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술 기업이 아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강구하도록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는 이들이 있는 한편 젊은층의 소셜미디어 이용과 건강에 대한 악영향을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연구는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이보다 아이의 인터넷 체험은 누구를 팔로우하는지 자란 환경이나 사회적 배경으로부터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사회학 연구자와 활동가는 소셜미디어가 아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오랫동안 논의해왔지만 최근 간신히 기본적인 합의점이 도출되고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올초 미국공중위생국장은 한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 기업이 정한 13세라는 등록 연령은 너무 빠르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13세가 아직 정체성을 확립하는 도중이라는 게 이유다. 만일 보호자가 단결해 16∼18세 또는 보호자가 생각하는 적절한 연령까지 소셜미디어를 아이에게 사용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 아이가 유해한 것에 노출되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이는 훨씬 효과적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2월 기술 기업이 아이로부터 수집하는 데이터에 제한을 마련해 한다고 발언해 아이를 겨냥한 광고를 금지하는 법률 제정을 호소하기도 했다. 미국에선 자녀의 온라인 안전을 둘러싸고 많은 주에서 많은 법안이 제시되고 있다. 문제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선은 사람이나 단체에 따라 다르다. 아이를 겨냥한 타깃 광고나 중독성이 있는 플랫폼 디자인 금지는 찬선을 받기 쉽지만 학부모가 얼마나 모니터링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나뉜다. 예를 들어 아칸소와 유타주에선 아이가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들려면 부모 허가가 필요하다는 조례가 이미 성립되어 있다. 유타주에선 18세 미만은 오후 10시 반부터 오전 6시 반까지 소셜미디어 앱에 대한 액세스가 금지된다. 이에 대해 일부 단체에선 연령 인증이나 보호자 허가에 따라 아이 안전성이 저하된다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APA 보고서는 유익이나 유해인지는 개인차가 크고 아이 프라이버시와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지적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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