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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피임약 복용 시기 맞추면 호르몬량 90% 줄일 가능성

경구피임약은 배란을 억제해 피임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월경에 따른 여러 증상을 경감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경구피임약에는 배란을 조절하기 위한 호르몬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영향으로 두통, 고혈압, 혈전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구피임약의 적절한 복용 시기를 파악해 알약에 포함된 호르몬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경구피임약에는 원래 난소에서 분비되는 여성 호르몬의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런 작용으로 배란을 억제해 수정과 착상을 방지하고 피임할 수 있다. 또 사람에 따라선 큰 고통을 수반하는 월경 증상을 완화해 월경 불순 개선이나 피부 개선 같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많은 이점이 있지만 경구피임약은 부작용으로 구역질과 메스꺼움, 두통 등이 있는 것 외에 중대한 부작용으로 혈전증 위험을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필요한 사람이라도 복용을 주저하거나 중단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필리핀대학 딜리만교 연구팀은 수리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경구피임약 최적 투여 시기와 투여량을 조사해 잠재적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지 조사했다. 인간 내분비 시스템은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난소에서 호르몬을 분비하고 다양한 단계 생리 주기를 조절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호르몬 상호 작용에 대해 더 잘 이해하기 위해 20∼34세 건강한 여성 23명을 모집해 뇌하수체와 난소 호르몬 수준에 대한 정보를 모았다.

피험자는 25∼35일간 규칙적인 월경 주기를 보고하고 최근 주기로 배란한 증거가 있다는 걸 나타냈다. 이 데이터를 이용해 연구팀은 정상적인 월경 주기 수학적 모델을 구축했다. 이 모델은 정상적인 월경 주기 동안 매일 호르몬 수준을 예측하고 외부에서 투여된 호르몬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월경 주기가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하는지에 대해선 지금까지 수많은 모델링 연구가 이뤄져 왔다며 모델링을 이용해 복용량을 최소화한 건 처음이라고 밝히고 있다.

연구 결과 경구피임약은 현재 처방되는 것보다 훨씬 적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또 항상 복용하는 게 아니라 월경주기 특정 시기에 복용하는 게 더 효과적일 가능성도 시사됐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에스트로겐 단독으론 총용량 92%, 프로게스테론 단독으론 총용량 43%를 줄일 수 있으며 난포기 중반에 에스트로겐을 전달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걸 보여준다고 밝히고 있다. 또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조합해 섭취하면 더 저용량에서도 충분히 임신을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개인별 월경 주기 변동 등을 고려하지 않고 어디까지나 모델링한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월경 주기 모델링으로 적절한 복용 시기를 파악하면 경구피임약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저용량이라면 부작용 위험도 낮아져 이번 연구 결과는 더 많은 여성에게 경구피임약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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