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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생성 AI가 만든 작품…사진 콘테스트 우승했지만

소니월드포토그래피어워드 SWPA(Sony World Photography Awards)에 AI가 생성한 이미지가 출품되어 크리에이티브 부문 종합 우승 작품으로 선정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출품자는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위한 다른 부문을 만드는 과정을 가속화하기 위해 출품했다며 수상을 거절했다.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는 포토미디어 아티스트인 보리스 엘다그센은 2023년 SWPA 크리에이티브 부문에 이미지(THE ELECTRICIAN)를 응모했다. 이 이미지는 두 여성을 찍은 사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AI가 생성한 것이다.

이 이미지는 그가 2022년부터 진행하는 시리즈(PSEUDOMNESIA: Fake Memories)를 구성하는 작품 중 하나. 그는 기억 환각(PSEUDOMNESIA)이 라틴어로 가짜 기억을 의미하며 단순히 부정확한 기억과는 달리 일어난 적 없는 사건을 마치 진짜 사건처럼 생각나게 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이런 말을 테마로 존재하지 않았던 촬영되지 않은 과거 가짜 기억을 이미지화해 AI로 이미지를 생성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결국 SWPA 크리에이티브 부문 최종 전형에 남아 최종적으로 심사위원에 의해 종합 우승 작품으로 선정됐다. 수상 발표 후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수상과 AI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크리에이티브 부문을 수상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자신은 1989년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으며 2000년부터 사진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라면서 AI 제너레이터의 창조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자신에게 이미지 생성 AI를 이용한 일은 자신이 디렉터가 되어 만든 공동 창작 작품이라고 밝혔다. 버튼만 누르는 게 아니라 텍스트 프롬프트 정교함을 시작으로 복잡한 워크플로를 개발하고 다양한 플랫폼과 기술을 혼합해 프로세스 복잡성을 탐구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창조적 부분이 커진다고 밝혔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이미지(images)라고 부른다며 공모에 참여해 어워드 주최 측이 이 차이를 인식하고 AI로 생상한 이미지를 위한 다른 대회를 만드는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수상에는 찬반양론이 있어 카메라도 빛도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진 이미지가 실제 사진가보다 상위권을 차지한 사실에 인간 사진가 중 슬픔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 소감을 게재하고 1개월이 지난 2023년 4월 13일 작가는 자신의 이미지를 선택해줘서 감사하다면서 AI가 생성한 이미지라는 걸 알고 납득할 수 없던 사람이 있다면서 자신은 이 상을 받지 않겠다며 수상 거부 의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상금 5,000달러와 소니 카메라 장비를 포함한 상품, 서적과 전시회 홍보 등을 포기했다. 그는 AI 이미지를 응모할 수 있는 콘테스트가 준비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응모했지만 실제로는 준비되지 않았다며 사진을 보지 않고 사진을 볼 수 없는 것에 대한 논의라며 이 논의를 가속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AI로 전환하기 전부터 30년간 사진 작가로 활동해온 자신은 이 논의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있으며 기꺼이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SWPA는 이 건에 대한 공식 성명을 일절 내놓지 않고 작가 이미지와 명칭을 SWPA 사이트에서 삭제하는 대응을 실시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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