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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사라질 시대에 대한 경고

세계보건기구 WHO가 항생제 개발 상황에 대한 경고를 내놨다. WHO 보고서에서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 새로 출시된 항생제는 12종류 밖에 없다. 현재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항생 물질은 27종류로 중요한 세균에 대한 감염 대책으로 개발되고 있다.

27종류라면 괜찮은 수준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약제 내성을 가진 균에 효과적인 약을 만들려면 지금 있는 약과 충분한 차이가 필요하다.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항생물질 중 이런 차이가 있는 것만 추리면 6종류다. 독자성이 있는 작용 메커니즘을 가진 걸 다시 추리면 4종류 뿐이다. 더구나 신약 후보 중에는 실험 종반으로 출시를 앞둔 것도 있지만 중단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있는 만큼 27종류가 전부 출시된다는 건 아니다.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 대부분은 기존 항생제를 견딜 수 있도록 꾸준히 진화해왔다. 어떤 종류 항생제에 박테리아가 적응하면 해당 물질과 같은 카테고리 내 다른 항생제에 대한 내성까지 획득할 수 있다. 또 박테리아가 다른 종류 박테리아에 내성을 유전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항상 혁신적인 항생제와 치료 전략을 추가하지 않으면 세균이 인간을 추월한다.

기존 모든 항생제가 효과가 없는 박테리아에 의한 감염 예가 이미 발생하고 있으며 이런 균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매년 500만 명이 다제 내성균 감염과 관련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30년 안에 이런 슈퍼 내성균에 의한 사망자 수는 암 사망자 수를 상회할 가능성까지 있다.

보고서에선 전 세게에서 이런 내성균 감염 급증이 우려되고 있다며 새로운 항생제를 출시하고 공중 위생에 대한 위협에 맞서지 않으면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금 실행하지 않으면 일반적인 감염으로 죽음에 이르던 항생제 없던 시절로 되돌아갈 위험까지 있다는 것.

물론 희망도 있다 예를 들어 임질이나 이질균 같은 일반 내성균에 의한 감염을 막는 백신이 개발 중이다. 감염되고 약으로 소독하는 게 아니라 감염 자체를 면역으로 막는다는 접근이다. 또 비영리 프로그램인 CARB-X 등은 항생제 개발에서 철수한 제약사가 재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미 의회에선 항생제 개발 신속화를 목표로 하는 법안을 성립시키려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생제에 대해선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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