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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공식품은 인지 기능 저하에 관여할까

초가공 식품(Ultra-processed food)이란 염분이나 당분, 지방분, 첨가물 등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공업적으로 생산된 식품을 가리키는 말로 청량음료나 스낵, 정크푸드, 레토르트 식품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런 초가공 식품 섭취와 인지 기능 저하 관련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복수 보고되고 있다.

초가공 식품은 아직 가공 혹은 가공이 적은 식품과 비교해 영양소와 식이섬유가 적고 당분, 염분, 지방분이 많은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초가공 식품 예로는 시중에서 판매 중인 소다나 스낵 과자, 냉동 식품, 알코올 음료, 패스트푸드 등 외에 언뜻 보면 건강에 좋을 것 같은 전립분 빵 같은 것도 공장에서 가공, 포장됐다는 점에서 첨가물이나 방부제가 많이 포함되어 초가공 식품으로 간주된다.

특정 식품이 초가공 식품인지 여부를 구분하기 위해 원재료 이름에 기재된 모든 원료가 일반 가정 부엌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인지 여부를 생각해보면 된다. 예를 들어 방부제, 향료, 인공 감미료 등은 대부분 일반 가정에 존재하지 않으며 이들을 포함한 식품은 대부분 초가공 식품으로 간주할 수 있다. 한편 통조림 야채나 건조 파스타, 냉동 과일 등 식품은 확실히 인간 손으로 가공되고 있지만 자연 식품 특징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초가공 식품으로 불리지 않는다.

2022년 12월 발표된 연구에선 브라질에 거주하는 피험자 12만 명에게 과거 12개월간 어떤 식단을 취했는지 보고받고 이후 8년간 인지 기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연구 개시 시점 더 많은 초가공 식품을 먹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초가공 식품을 많이 섭취하지 않은 사람보다 조금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차이는 실험군 사이에 있어선 작은 것이며 초가공 식품 대량 소비가 개인 수준에서 어느 정도 차이를 가져오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또 2022년 7월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선 영국에 거주하는 7만 2,000명을 대상으로 초가공 식품을 먹는 것과 치매와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초가공 식품을 먹는 그룹에선 10년간 조사 기간 중 120명 중 1명 꼴로 치매 진단을 받은 반면 초가공 식품을 거의 또는 전혀 먹지 않은 그룹은 170명 중 1명 비율이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초가공 식품 섭취가 인지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어디까지나 상관관계를 발견한 것 뿐이라는 것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 식품 가공 종류와 정도에 따라 초가공 식품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NOVA 분류에 대해서도 일부 영양학자는 식품 가공의 명확한 정의가 부족하다고 비판한다.

더 문제가 되는 건 초가공 식품은 일반적으로 식이섬유나 기타 영양소가 부족하고 당분, 염분, 지방분이 많은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잠재적 건강 위험을 미치는 건 가공 유무가 아니라 영양 성분일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점이다. 개별 식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며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등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초가공 식품과 인지 기능 관계에 대해선 불명한 점도 있지만 지중해식 다이어트나 케토제닉 다이어트 등 더 건강한 식사로 전환해 뇌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지중해식 다이어트는 식물 기반 식품이나 견과류 등이 풍부하고 케토제닉 다이어트도 주요 식이섬유는 야채이며 모두 설탕 섭취량이 적다는 게 특징이다.

이런 식생활이 유해한 염증을 줄여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염증은 부상과 병원균 감염에 대한 정상적 반응이지만 만성 염증은 뇌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심이 있으며 과도한 설탕과 지방은 만성 염증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지중해식 다이어트나 케토제닉 다이어트는 인간 장내 세균총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장과 뇌에 있어 양방향적 관련에 영향을 줘서 인지 기능 개선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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