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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렛으로 진화한 4세대 제온 SP, 인텔 미래에 중요하다

인텔이 1월 10일 사파이어 래피드(Sapphire Rapids)라는 코드명으로 개발을 해온 데이터센터용 CPU를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Xeon SP)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4세대 제온 SP는 몇 년간 개발이 늦어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4세대 제온 SP는 인텔 미래를 담당하는 중요한 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세대 제온 SP는 새로운 칩렛 기술을 채용하고 있으며 XCC(eXtreme Core Count)와 MCC(Medium Core Count)라는 2가지 패키지가 준비되어 있다. XCC는 15코어 CPU와 다이를 4개 정리한 칩렛으로 패키지 하나로 최대 60코어를 실현할 수 있다. 반면 MCC는 최대 32코어 모놀리식 다이다.

XCC에선 CPU 다이 4개가 인텔이 독자 개발한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라는 브리지 칩으로 접속되어 있어 이에 따라 복수 칩을 패키지 하나상에 혼재하는 게 가능하다. 각 CPU 다이에는 15코어 CPU, 메모리 컨트롤러, UPI 컨트롤러, PCI 익스프레스 컨트롤러, QAT(QuickAssist Technology), DLB(Dynamic Load Balancer), DSA(Data Streaming Accelerator), IAA(In-Memory Analytics Accelerator) 등 4가지 하드웨어 가속기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패키지 하나로 각각 4개씩 실장되게 된다.

이에 따라 4세대 제온 SP는 3세대 제온 SP보다 범용 연산 전력 효율이 2.9배, AMX를 이용한 AI 추론 연산에선 10배 성능을 실현할 수 있다.

2022년 5월 인텔 엔지니어링팀은 데이터센터를 위한 높은 연산 처리 능력을 가진 강력한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로 5년 이상 개발해온 사파이어 래피드 제품 버전이 완성됐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파이어 래피드에 대해 논의하는 정례 회의에선 심각한 기술적 결함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제로 인해 사파이어 래피드 릴리스 시기를 연기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인텔 데이터센터와 AI 그룹 총괄 매니저로 샌드라 리베라는 당시 우울했다며 사파이어 래피드는 2015년 소수 엔지니어 논의에서 개발이 시작된 것으로 AMD 등 경쟁사는 여러 칩을 패키지 하나로 정리하는 칩렛 기술을 도입하고 있었지만 인텔에 있어선 칩 설계에 칩렛 요소를 포함하는 건 사파이어 래피드가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1970년대 이후 인텔인 대부분 전자기기 심장부가 되는 작은 실리콘 칩 제조 개발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인텔은 칩 연산 속도를 결정하는 제조 기술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리더로서의 지위를 잃고 있다. 2021년 인텔 CEO로 취임한 팻 겔싱어는 인텔이 오랫동안 누렸던 제조상 우위를 회복하기 위해 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제조 공장 건설을 선언하고 미국에서 가결된 대만에 대한 반도체 제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법안 성립을 위해 노력했다.

따라서 사파이어 래피드 생산은 인텔이 앞으로 출시할 칩을 예정대로 제공할 수 있을지 여부를 증명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며 기술을 이용한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백만 명은 물론 컴퓨터 제조사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텔 내 압력은 크다. 컴퓨터에 사용되는 칩 수요는 분명히 줄고 있으며 인텔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사업인 서버용 칩 시장에서도 타사와의 어려운 경쟁에 노출되어 있고 이런 문제로 팻 겔싱어 CEO 취임 이후 인텔 시장 가치는 1,200억 달러 이상 급락하고 있다. 한편 팻 겔싱어 CEO는 4세대 제온 SP에 대해 릴리스가 늦었지만 성공할 자질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개발 부문을 맡은 리베라는 사파이어 래피드 개발 지연에 대해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드 개발에 혁신을 너무 많이 담았다며 야심적이지 않은 제품을 빠르게 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설계와 테스트에 더 많은 시간을 나눠야 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를 통해 샘플 칩을 제조하기 전 설계상 버그를 발견하는 게 가능해져 비용 절감으로도 이어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사파이어 래피드 개발에선 지연이 생겼지만 이번 교훈을 통해 향후 칩 개발에선 더 부드러운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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