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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괴롭힘 악영향, 성인까지 이어진다

학생 시절 왕따를 받은 것으로 심신에 미치는 악영향은 일시적인 게 아니라 이후에도 오랜 세월에 걸쳐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런 학생 시절 왕따를 가져오는 장기적 영향에 관한 연구 결과에 대해 킹스칼리지런던 발달 심리학 교수인 루이스 아르세놀(Louise Arseneault)이 소개해 눈길을 끈다.

그는 괴롭힘 정의에 대해 같은 연령층 사이에서 힘의 불균형에 의해 피해자가 스스로를 지키기 어려운 공격이 반복된다고 말한다. 이 정의를 적용하면 부모나 교사 공격은 괴롭힘이 아니라 학대가 되며 동등한 힘을 가진 두 사람이 싸우는 것도 괴롭힘이 아니다.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인원수나 완력, 능력, 지성, 사회적 영향력 등 힘의 불균형이 존재할 경우 공격이 괴롭힘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괴롭힘은 세계적으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전 세계 40개국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1세 어린이 13%가 괴롭힘 피해를 받고 있다고 응답한 것 외에 유럽 11개국 젊은이를 대상으로 한 2009년 연구에선 8∼13세 어린이나 젊은이 중 20%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괴롭힘 피해는 장기간 계속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초등학교에서 괴롭힘을 받고 있던 아이는 중학교에 진학해도 괴롭힐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나 11세 시점 괴롭힘을 받던 아이 43%가 3년 뒤에도 왕따 피해자였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괴롭힘을 받던 아이는 학교에 적응하는 걸 곤란하게 느끼거나 사회적 소외감을 느끼는 경향이 강하고 자상 행위나 자살 염려를 안을 위험이 높다고 한다. 이런 연구 결과는 왕따가 어린 시절과 사춘기 정신 건강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걸 보여준다.

또 어린 시절과 사춘기에 괴롭힘을 당하는 게 불안 장애와 우울증 같은 정신 위생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여러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이런 연구 결과는 왕따가 시작되기 전에 생신 정신 위생상 문제나 성별,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아이큐 등 잠재적 교락인자도 제어한 견고한 것이라고 한다. 왕따와 정신 건강 사이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는 괴롭히는 그룹과 괴롭히지 않는 그룹으로 나눠 실험할 수 없기 때문에 관찰 연구에 의지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전적으로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를 이용한 여러 연구는 괴롭힘을 당한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와 비교해 나중에 정신 건강 문제를 겪기 수비다는 걸 알고 있다. 한편 기분 조절이나 우울증 증상과 관련한 세로토닌 수송체가 변이가 있는 아이는 왕따에 의한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다.

위험이 낮고 협력적인 가족에게 키워진 아이는 괴롭힘을 당한 뒤에 생기는 감정이나 행동상 문제가 적는 등 생물학적, 사회적 요인도 괴롭힘을 초래하는 악영향에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피해자가 성인기까지 장기적으로 추적한 종단 연구는 핀란드 코호트 연구로부터 얻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어린 시절 왕따 피해자였던 여성은 25세까지 자살이나 자살 미수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명됐다. 또 어린 시절 괴롭힘을 당하던 남성은 18∼23세 사이 불안 장래 발병 위험이 높고 흡연 습관을 가질 위험도 높다고 한다.

또 9∼16세 중 여러 차례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2013년 연구에선 피해를 받고 나서 10년 이상 경과한 20대까지는 우울증과 불안 장애, 공황 장애 같은 정신 장애를 앓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밝혀졌다. 그 밖에도 어린 시절 왕따가 장기간에 걸쳐 정신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복수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피해자에게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정신 면에 그치지 않고 신체적인 건강에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연구에선 어린 시절 괴롭힘을 당한 사람은 그렇지 않ㅇ른 사람보다 염증 수준이 높고 괴롭힘을 당한 여성은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또 왕따 피해를 당하는 영향은 경제 상황, 사회적 관계, 성인기 생활 질에도 미친다. 2008년 연구에선 왕따 피해자는 교육 수준이 낮은 경향이 있으며 현대 사회에서 학력이 사회 경제적 달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걸 감안할 때 이는 큰 문제다. 또 왕따 피해자는 정신 장애나 가정 환경 등 요인을 제어한 뒤 성인기 경제 상황이 낮다는 걸 보여주는 연구 결과와 50세 단계에서 파트너나 친구가 적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이런 결과로부터 어린 시절이나 사춘기에 괴롭힘을 받는 건 일과성 고통 뿐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괴롭힘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피해자 회복에 초점을 맞춘 지원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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