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로봇으로 경찰이 용의자 살해” 승인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시 경찰 SFPD가 제출한 로봇을 이용한 용의자 살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경찰 장비 정책이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 해당하는 감리위원회에 의해 승인됐다. 이를 통해 SFPD는 원격 조작 로봇을 이용해 생명이 위기에 처할 때 폭발물을 이용해 용의자를 살해하거나 무력화할 수 있다.

이 정책을 승인할지 여부에 대한 투표는 감리위원회에 의해 이뤄졌다. 강한 반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투표 결과는 8대3이라는 찬성 다수로 가결됐다. 정책 반대 그룹은 가난한 사람과 마이너리티 커뮤니티에 너무 공격적으로 경찰이 나서게 될 것이라며 경종을 울리고 있다. 반면 정책 초안을 올린 관계자는 무력행사에 관한 우려를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주법에 따라 이런 기기 사용을 승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SFPD 측은 무장 용의자에게 접촉하거나 무력화하거나 생각을 바꾸기 위해 폭약을 장착한 로봇을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명과 관계되는 경우는 로봇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하고 있다. 또 이런 로봇은 죄 없는 생명을 구하거나 더 이상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극단적 상황에서만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감리위원회는 11월 29일 정책 초안을 수정했다. 경찰은 다른 강제력이나 에스컬레이션 완화 전술을 사용하거나 대안으로 용의자를 진압할 수 없다고 결론난 경우에만 로봇을 이용한 실행이 가능하게 된다고 한다. 덧붙여 한정된 고위 경찰관만 용의자를 살해하기 위한 옵션으로 로봇 사용을 허가할 수 있다고 한다.

SFPD는 현재 폭발물을 처리하거나 시야가 안 좋은 장소에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기능하는 로봇 17대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중 기능하는 건 12대 뿐이라고 한다. 이들 로봇은 2010∼2017년까지 취득한 것으로 폭발물을 운반하는데 사용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SFPD는 현재 무장 로봇을 소유하고 있는 게 아니라 로봇에 총기를 장비할 계획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이런 로봇은 샷건을 발사해 폭발물을 처리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론 이미 총기를 장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SFPD가 소유한 폭발물 처리용 로봇은 탈론(Talon)이라는 군용 로봇 개발 제조사 포스터밀러(Foster-Miller)가 개발한 것으로 경찰 뿐 아니라 미군에서도 채택되고 있다. 참고로 경찰은 폭발물을 처리하기 위해 오랫동안 로봇을 운영해왔고 용의자 살해에 처음 사용된 건 댈러스 경찰이었다. 댈러스 경찰은 2016년 총격범과의 협상이 실패로 끝난 뒤 폭발물 탑재 로봇을 이용해 총격범을 살해했다.

한 전문가는 로봇이 경찰에게 과도한 무장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내 버지니아와 메인, 노스카도카주 등은 로봇을 무기화하는 걸 금지하고 있다. 오클랜드 역시 여론 반발로 로봇 무기화 프로그램이 중단됐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