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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 차별 사이트 차단 나선 클라우드플레어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가 9월 4일 온라인상 인물과 커뮤니티에 대한 논의와 괴롭힘을 목적으로 한 미국 인터넷 포럼인 키위팜(Kiwi Farms)을 차단해 보안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차단 배경에는 트랜스젠더 차별을 둘러싼 인터넷상 논쟁 과열이 있다고 한다.

클라우드플레어 매튜 프린스(Matthew Prince) CEO는 발표에서 지난 48시간 동안 키위팜 위협이 사라졌다며 자사는 법 집행 기관과 적극 협력해왔지만 더 이상 법 집행기관 행동을 기다릴 수 없을 만큼 절박한 긴급 상황이라면서 키위팜 관련 문제 증가가 이번 차단 이유라고 설명했다.

키위팜은 2013년 2월부터 9년 이상 운영된 전통 온라인 포럼이다. 하지만 타깃을 자살에 몰아넣는 걸 목적으로 한 철저한 괴롭힘 등이 문제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까지 자살자 3명을 냈다고 보고됐다. 주요 타깃 중 하나는 트랜스젠더로 2018년에는 교통사고 치료비로 클라우드 펀딩 자금을 성전환 수술에 사용한 의혹으로 타깃이 된 게임 개발자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도 캐나다 트위치 사용자이자 트랜스젠더 활동가이기도 한 클라라 소렌티가 타깃이 되고 있다. 그는 8월 5일 자신의 이름이 붙은 총 난사 예고가 경찰에 통보되는 스왓팅 피해를 받았다. 이후에도 우버 계정이 해킹되어 식사가 보내지는 등 괴롭힘을 당한 그는 캐나다 국외로 주소를 옮겼지만 이사처가 키위팜에 노출되면서 여기에서도 스왓팅 피해를 받았다.

이런 피해로 그와 지원자는 트위터로 태그(#DropKiwiFarms(Kiwi Farms), #CloudflareProtectsTerrorists) 같은 운동을 하는 등 클라우드플레어에 대한 압력을 가해왔다.

프린스 CEO는 클라우드플레어가 키위팜을 차단한 직접적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공ㅅ기 블로그에서 키위팜 정지를 목적으로 한 압력 캠페인이 8월 중순부터 시작되어 압력이 클라우드플레어 뿐 아니라 클라우드플레어를 이용하는 프로바이더 등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압력성 캠페인이 이번 차단에 대한 직접적 이유는 아니라고 프린스 CEO는 강조한다. 그는 압력성 캠페인의 이념에 공감하고 있으며 자사는 보안 제공자로 여론 등에 반하더라도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키위팜을 디도스 공격 같은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압력성 캠페인이 커지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키위팜 게시물이 급속하게 과격해지면서 클라우드플레어는 더 이상 법 집행 기관 대응을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해 키위팜에 대한 보안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키위팜은 일시적으로 액세스할 수 없는 상태가 됐지만 현재 다른 곳(KiwiFarms.ru)으로 부활했다. 다만 보안 서비스는 클라우드플레어가 아닌 러시아 디도스 보호 서비스(DDoS-Guard)를 이용한다.

프린스 CEO는 자사는 앞으로도 경찰 당국과 적극 협력해 키위팜과 불법으로 보이는 콘텐츠를 게시한 개인에 대한 수사에 협력해나갈 것이라면서 키위팜을 차단해 일시적으로 사태는 수습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이르지 못했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렌티는 클라우드플레어가 키위팜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한 걸 환영한다고 밝히며 키위팜을 호스팅하는 공급자에게 압력성 캠페인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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