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달 궤도 우주정거장의 모든 것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각국, 민간 파트너와 함께 우주 정거장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달 주회 유인 거점인 게이트웨이가 그것으로 달 미션을 지원하고 과학 실험을 실시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곧 시작될 아르테미스 시대에는 달 우주 정거장을 건설하는 구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 나사는 달 주변에서 지속 가능한 인류 주둔 거점을 건조하겠다는 목표를 내골고 있다. 나사는 2025년 인간을 달에 내리게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아르테미스 베이스캠프 격인 달 표면 거주동과 여압 로버, 월면 탐사차 LTV로 이뤄진 달 기지 계획도 진행되고 있다. 이어지는 인프라를 통해 추가 달 탐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임무 중 쌓아온 경험과 기술로 인류는 다음 큰 도약 그러니까 화성 유인 임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달 우주 정거장 없이는 실현될 수 없다.

나사는 2018년 게이트웨이가 인류 우주 탐사 목표를 추진하고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로 지구와 달 사이 연결, 화성 미션을 위한 아키텍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달 궤도에 배치되면 국제우주정거장 6분의 1 크기 다목적 게이트웨이는 달 표면에 대한 유인 임무 지원, 과학 실험 플랫폼, 인근 소행성과 혜성을 연구하는 등 심우주 미션 전개를 위한 발판을 제공할 것이다.

게이트웨이는 NRHO(near-rectilinear halo orbit) 상에 설치할 예정이다. NRHO는 지구와 달 중력 평형점에 위치한 연료 소비가 적은 궤도다. 중력에 의해 안정되고 있으며 궤도면은 항상 지구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게이트웨이 승무원과 지구 지상국 통신은 항상 확보된다.

NRHO는 극단적으로 타원형이어서 유럽우주기관 ESA는 근월점이 3,000km, 원월점은 7만km가 된다고 밝히고 있다. 궤도를 한 바퀴 돌려면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

지난 6월 28일 발사된 탐사기 캡스톤(CAPSTONE)이 달을 향하고 있는데 이 소형 위성은 11월 13일 NRHO에 투입될 예정이며 이 궤도에 들어가는 첫 인공물이 될 것이다. 캡스톤은 다른 탐사기와의 위치 관계를 활용하는 새로운 항법 시스템 시험에 더해 이 궤도가 게이트웨이에 적합한지 입증 작업도 실시한다.

그렇다면 게이트웨이는 어떻게 건설될까. 나사와 스페이스X는 강력한 로켓을 소유하고 있지만 전부 혹은 부분적이라도 조립이 끝난 우주 정거장을 발사할 수 있는 로켓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다른 우주정거장과 마찬가지로 여러 단계로 나눠 우주에서 건설해야 한다.

첫 구성 요소는 2024년 달 궤도에 도달하며 스테이션은 달 근방에서 구축이 진행되어 개별 미션에 맞춰 조금씩 궤도 조정을 실시한다. 나사는 2023년 예산에서 7억 7,900만 달러를 프로젝트에 할당해 게이트웨이 실현을 위해 국제적인 민간 파트너와 제휴하고 있다.

첫 단계에선 전력과 추진을 제공하는 모듈과 유인 활동을 지원하는 모듈이 결합된다. 게이트웨이 명칭은 각각 PPE(Power and Propulsion Element), HALO(Habitation and Logistics Outpost)다. 나사는 2024년 5월 이후 스페이스X 팔콘헤비 로켓 1번 발사로 일체화한 PPE와 HALO를 발사하기를 원한다. 비용은 3억 3,180만 달러다. 후속 발사는 새로운 컴포넌트 추가와 물자 운송 등으로 게이트웨이를 지원할 것이다.

첫 5개 모듈은 PPE와 HALO, 국제 거주동, 연료 보급계, 에어록 모듈로 이뤄지며 로봇팔도 갖추고 있다. 모듈 무게는 모두 40톤이다. 신중한 시작이지만 이 가운데 더 대규모 스테이션을 건설할 때에는 이런 핵심을 이루는 컴포넌트가 기반 역할을 하게 된다.

ESA에 따르면 게이트웨이는 우주비행사 4명이 90일간 체류할 수 있다고 한다. HALO 모듈만으론 우주비행사에게 충분한 공간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추가 거주 모듈이 필요하며 ESA가 개발을 담당한다. 2개 모듈을 맞추면 모두 125m3 그러니까 대략 2층 버스 정도 넓이 거주 공간이 된다.

PPE는 전력 공급과 고속 통신, 자세 제어, 궤도 변경 등 조종 능력을 갖춘 출력 50kW급 태양전기 추전 우주선이다. 콜로라도에 위치한 맥사테크놀러지(Maxar Technologies)는 2019년 PPE를 대발, 제조하는 3억 7,500만 달러 계약을 나사와 맺었다. 이 모듈은 태양 패널을 이용해 거점에 필요한 전력을 생성한다.

나사는 거주 가능한 여압 모듈 HALO 건조에는 노스롭그루먼(Northrop Grumman)을 택했다. 버지니아에 위치한 이 기업은 2021년 7월 나사와 9억 3,500만 달러 가격 계약을 맺었다. HALO는 기존 보급선인 시그너스(Cygnus)를 모델로 하고 있으며 직경은 동일하지만 전체 길이는 6.1m로 승무원을 수용하기 위해 1m 가량 길어졌다.

HALO는 우주비행사가 생활, 일, 연구, 수면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이들이 과학 실험을 하고 달 표면으로 승무원을 보내고 지구에 있는 지상국과 통신하는 공간이다.

거주 모듈에는 커맨드컨트롤 스테이션이 놓여 유인 우주선이나 달착륙선, 보급 미션을 지원하는 도킹 포트도 구비한다. 산소 순환과 식수 제조를 포함한 기본적인 생명 유지 시스템을 탑재한다. 게이트웨이는 앞으로 수 년에서 수십 년 확장되며 당연히 HALO는 거주 공간을 증설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또 캐나다우주청은 로봇팔(Canadarm3)을 제작한다. 로봇팔 길이는 8.5m 암에 탈착 가능한 툴 세트로 이뤄져 있다. ESA 모듈 ESPRIT(European System Providing Refueling, Infrastructure and Telecommunications)은 게이트웨이와 달 표면에서 일하는 팀간 고속 데이터 통신을 제공하는데 보급 연료와 과학기기용 에어록도 구비한다. ESPRIT에는 국제우주정거장과 비슷한 전망창이 있다.

국제 거주 모듈인 I-Hab(International Habitation module)의 경우 승무원이 살고 일하고 과학 실험을 실시하기 위한 추가 공간을 제공한다. 탈레스아레니아스페이스(Thales Alenia Space)가 건설하고 있으며 아르테미스4 미션 일환으로 2026년 게이트웨이에 전달될 수 있다.

달과의 평균 거리는 38만 5,000km로 엄밀하게 말하자면 가깝지 않다. 게이트웨이 미션 중 우주비행사를 지원하는 키는 물자 수송이다. 더 말하자면 심우주에 공급망을 배치하는 경험은 화성을 목표로 하는 미래 임무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나사는 스페이스X와 게이트웨이 로지스틱스 서비스(Gateway Logistics Services) 계약을 맺었다. 스페이스X는 이 계약 하에서 화물 등 보급품을 달 우주 정거장에 전달하게 된다.

스페이스X는 여압이나 비여압 어떤 화물도 거점으로 수송한다. 나사는 아르테미스 유인 미션 1회당 수송이 1회는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페이스X는 보급선 드래곤XL(Dragon XL)을 팔콘헤비 로켓에 올려 발사한다. 드래곤XL은 우주선 드래곤 대형 버전으로 게이트웨이에 도킹하면 6∼12개월간 정박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드래곤XL 1기에 5톤 이상 화물을 전달할 수 있다고 한다.

게이트웨이에서 수행하는 과학 연구에서 분명한 건 달과 행성 과학이다. 지구 과학과 태양계 물리학, 천체물리학, 기초 물리학 연구도 가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게이트웨이 파트너는 이미 3가지 과학 장비를 선정했다. 나사 HERMES(Heliophysics Environmental and Radiation Measurement Experiment Suite), ESA ESRA(European Radiation Sensors Array)는 스테이션 선외에 배치해 태양 복사와 우주 날씨를 관측한다. 3번째 기기는 IDA(Internal Dosimeter Array)로 방사선 차폐 효과를 연구해 암, 심장 혈관과 중추 신경 작용을 위하 방사선 물리학 모델을 통해 탐사 미션에서 승무원 리스트 평가를 돕는다.

게이트웨이 미션 뿐 아니라 사실 우주에서 모든 임무에는 위험 요소가 있다. 지구 자기권 위쪽인 게이트웨이는 승무원이 ISS에 승선한 우주비행사보다 유해 방사선을 받기 쉽다. 학술지에 보고된 2021년 연구에 따르면 지구 저궤도 보호를 벗어나면 우주비행사를 미중력 등 다른 스트레스 요인에 더해 고집적 선량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어 버리는 걸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면역 조절은 방사선과 우주 비행 모두에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심우주에서 만나는 지속적 작용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지구 저궤도 외부에서 예상되는 방사선은 세포 미토콘드리아를 해치고 DNA 복구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인체에 대한 방사선 영향은 달과 화성 미션에선 훨씬 커지고 고에너지, 하전 입자 노출은 암 발병 위험 증가, 운동 기능과 운동 행동 변화, 조직 변성 등 건강에 악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 우주비행사가 우주 공간에서 안전하게 생활하고 이동하기 위해 의지하는 차량과 장비류에 대한 잠재적 피해도 추가 위험에 포함된다.

하지만 게이트웨이에서 장기 체재 중 우주비행사가 얼마나 우주 영향을 받는지 사실 우리는 충분히 알지 못한다. 아폴로 계획에선 우주비행사는 우주선에 피폭됐지만 임무는 길어봐야 11일이었다. 장기간에 걸친 게이트웨이 임무는 90일 이상이 될 수 있으며 장기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이다. 따라서 과학자는 잠재적 유해성을 평가하기 위해 게이트웨이에서 귀환한 승무원을 주시하게 될 것이다.

나사의 목적은 달에 도달하고 충분히 기능적인 달 우주정거장을 요구하는 것이다. 더구나 게이트웨이는 나사가 제안하는 심우주 수송기 발판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게이트웨이는 다가오는 지구 근방 천체 추적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잠재력이 높기 때문에 게이트웨이가 태양계에서 인류 활동 범위를 넓히기 위해 최대한 활용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Most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