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 체류 거점이 되는 달 기지 건설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 달 표면은 건강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우주 방사선량이 높고 온도차가 280도가 넘는 가혹한 환경이다. 이런 달 표면 기지 건설 장소로 달 용암동이 유력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달에는 태양이 떠오르고 나서 가라앉을 때까지 하루가 지구상에서 29.5일도 되기 때문에 밤낮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된다. 태양빛이 닿는 낮 동안 표면 온도는 127도에 달하는 반면 밤이 되면 -173도까지 저하되는 엄격한 환경이기 때문에 인간과 각종 기기를 이런 극단적인 온도 변화로부터 보호하는 건 장기적인 달 표면 연구 프로젝트에서 피할 수 없는 공학적 과제다.
이런 가운데 달 기지 건설 후보지로 주목받고 있는 게 한때 달에 화산 활동이 있던 시기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달 용암동이다. 용암동은 지상에 흐르는 용암류 표면이 식어 뚜껑이 되어 용암 유량이 줄어들면서 내부가 공동이 되어 궁극적으로 지하 동굴이 남는 것으로 형성된다.
달 표면에선 200개가 넘는 용암동 천창 가능성이 있는 구멍이 확인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런 구멍 중 16개가 붕괴된 용암동일 가능성이 높다 내부에서 동굴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한 용암동은 폭이 60∼70m, 깊이는 100m 정도다.
이런 달 용암동은 달 표면 극단적인 온도 변화와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보호를 제공할 수 있어 달 기지 건설지가 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연구팀은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달 주회 무인 위성인 LRO에 탑재된 지표열방사측정기 DLRE(Diviner Lunar Radiometer Experiment) 데이터를 분석해 달 용암동 온도 변화가 노출된 달 표면과 얼마나 다른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달 적도 부근에 있는 조용한 바다 내 축구장 크기 구멍에 대해 암석과 달 열 특성을 컴퓨터 모델로 분석해 일정 기간에 걸쳐 온도 변화를 체크했다. 그 결과 구멍 속에서 태양광이 닿는 부분은 주간 온도가 149도에 이르고 주위 달 표면보다 20도 이상 높은 게 판명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조용한 바다 구멍은 달 적도에 가깝기 때문에 한낮에 빛나는 바닥은 아마도 달 전체에서 가장 뜨거운 곳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구멍 내 그림자 부분은 1일 온도차가 노출된 달 표면보다 적고 낮에는 17도로 보내기 쉬운 운도로 추이한다. 또 구멍 안은 열방사가 제한되기 때문에 야간 온도가 노출된 달 표면보다 100도 가량 따뜻하며 심야에도 빙점하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
만일 이 구멍이 용암동이고 상공에서 보이는 범위보다 넓은 지하 공간이 존재한다면 쾌적하게 보낼 수 있는 범위도 그만큼 넓어진다. 또 이런 구멍이나 동굴 벽은 우주 방사선이나 미소 운석으로부터 보호도 제공하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어 우주비행사나 관측 기기에 있어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는 후보지가 될 수 있다는 것.
한 전문가는 인간은 동굴에 살면서 진화했지만 달에 살게 된다면 다시 동굴에서의 삶으로 돌아갈지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