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에서 영감을 얻은 날아다니는 비행기 설계도를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비롯해 인류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 비행 메커니즘에 대해 연구를 거듭했지만 현대에도 미해명 수수께끼가 많이 남아 있다. 지금까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비행 중 조류 무게 중심과 자세에 대한 연구는 일부 조류가 안정성과 불안정성을 모두 제어하면서 날아가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
하늘을 나는 새는 날개를 펼친 채 느긋하게 날아가기도 하지만 급격하게 방향 전환하는 민첩한 비행도 가능하다. 새가 어떤 장면에서도 안정적으로 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기초 이론을 세운 2001년 논문에서 저자는 새가 안정적으로 날 수 있다는 건 원래부터 갖춰져 있는 고유 안정성을 어지럽히려는 힘에 대해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제어성 조합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연구에 감명을 받은 미시간대학 연구팀은 새가 안정적으로 날아가는 메커니즘을 방정식으로 하겠다는 생각에 새의 관성 특성에 주목한 연구에 착수했다. 관성 특성은 물체 질량과 분포에 관한 것으로 주로 유체역학에 기초한 공기 역학적 특성을 중시하는 조류 연구에선 그다지 고려되지 않은 요소다.
연구팀은 박물관에서 22종류 새 냉동 표본 36체를 이용해 체장이나 체중, 날개폭을 측정하고 손으로 날개를 구부리고 늘리며 가동역을 확인했다. 또 날개와 골격, 근육, 피부 등을 기하학적 형상 조합으로 표현하는 새로운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제어성과 안정성을 수식으로 표현할 때 연구팀은 새 중심과 중립점과의 거리인 정안정여유(static margin)를 산출했다. 예를 들어 비행 중인 새 중립점이 무게 중심보다 뒤쪽에 있으면 새가 안정되고 이전에 있으면 불안정해진다. 불안정하다는 건 공중에서 움직임이 바뀌기 쉬워지기 때문에 조류가 공중에서 민첩하게 움직이려면 어느 정도 불안정성도 필요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로 새 22종을 분석한 결과 완전히 불안정한 새가 1종, 완전히 안정된 새 4종, 날개를 변형시켜 안정된 비행과 불안정 비행을 바꿀 수 있는 새가 17종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에 대해 새는 전투기 같은 스타일과 여객기 같은 스타일 사이를 오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새가 장기로 삼는 공중 전환이나 급강하는 사람이 타는 여객기에는 별로 필요하지 않지만 드론 등 과감한 비행이 가능한 무인 항공기 운동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새에 관한 기초 연구를 진행하는 것과 병행해 공학 분야 전공자도 모을 계획이라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