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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법원 “남성, 대머리라고 부르는 건 성희롱”

구약성서 열왕기 하에선 아이들이 대머리라며 선지자 엘리사를 놀리자 암곰 두 마리가 나와서 조롱하는 이들을 죽였다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예전부터 얇은 머리카락은 남성에게는 큰 고민이자 콤플렉스였다. 그런데 영국 고용법원이 남성에게 대머리라고 부르는 건 성희롱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재판은 원고인 토니 핀이 전기기사로 24년간 일했던 양조용 타르 제조 공장에서 해고당하면서 인사담당자로부터 대머리와 관련한 욕을 듣고 위자료를 요구한 것이었다. 판사는 문제가 된 발언에 포함된 C워드 자체가 저속한 말이라는 걸 인정하면서도 이런 어휘 사용은 공장 내에선 일반적이며 원고 자신도 직장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었다며 C워드 사용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판사는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대머리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이 볼 수 있다며 대머리라는 말이 성이라는 보호되어야 할 특성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더구나 과거 판례를 바탕으로 남성을 대머리라고 부르는 것과 여성을 향해 가슴 크기에 대해 말하는 것과 견줘 이 공장에선 노동자 말투는 당연했지만 그의 외모에 대해선 개인적 발언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궁극적으로 법원은 이 같은 발언이 원고 존엄에 대한 침해이며 원고에 위협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발언된 것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남성은 승소를 하면서 전 직장으로부터 위자료가 지불되지만 금액은 아직 불명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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