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속 중인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로 러시아산 원유 등 수입 금지를 발표했다. 이 결정에 대해 원래 미국은 자국 소비량 이상 원유를 산출하는데 왜 해외에서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미국은 하루 1,812만 배럴을 소비하지만 하루 1,840만 배럴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량이 소비량을 웃도는 것이다. 언뜻 보면 미국이 원유를 수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미국은 하루 786만 배럴 원유를 다른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국이 원유를 수입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국가별 채유비(lifting cost. 생산 단가)에 있다. 원유를 만들 때에는 원유와 가스 분리, 원유 탈수와 탈염 등 많은 처리가 필요하며 이 때 필요한 비용은 국가에 따라 다르다. 미국에서 원유를 처리하는 건 타국에서 모든 걸 처리하고 미국까지 수송하는 쪽이 저렴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미국은 많은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것이다.
또 원유는 산출되는 장소에 따라 API 비중(API gravity )이나 황 함유량 등이 다르다. 미국에선 API 비중이 낮고 황 함유량이 적은 스위트 오일( sweet oil )이 많이 산출된다. 원유 조성이 다르면 원유 정제 프로세스도 변하지만 앞선 설명처럼 타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원유가 저렴하기 때문에 미국 정유소는 타국 원유 처리에 최적화되고 있다.
원유 처리 시설을 처음부터 건설하려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미국에선 원유 처리 시설을 수십 년간 유지 보수하면서 계속 사용하고 있으며 스위트 오일 처리에는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미국에선 다른 국가에서 원유를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더구나 미국 에너지 정책이 원유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도 해외 원유에 의존하는 현상을 일으킨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석유를 생산하는 미국에서도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 영향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