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많은 국가가 소재를 종이에서 폴리머로 서서히 전환해온 건 위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결국에는 폴리머 위조 지폐가 등장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다만 폴리머 지폐를 제조할 때 일어나는 얼룩이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중요한 특징이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영국 워릭대학과 더럼대학 연구팀이 폴리머 지폐 한 장 한 장에 실수일 수 있는 독특한 흔적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 이를 사용해 속이는 게 불가능한 식별 시스템이 있을 것으로 봤다. 이 연구(Anti-Counterfeiting for Polymer Banknotes Based on Polymer Subtrate Fingerprinting)는 저널 IEEE 정보 포렌식과 보안 관련 저널(IEEE Transactions on Information Forensics and Security)에 게재한 것이다. 또 논문은 계산대 직원이 지폐에 UV 라이트를 대는 것보다 훨씬 정밀한 승인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폴리머 지폐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투명 코팅하는 중요한 레이어가 도포되지만 이 때 잉크 불순물이 무작위로 부착되어 빛을 강하게 발산하게 보인다고 한다. 실제로 맨눈으로 보려고 하면 그림이나 문자 등 보안 기능이 방해하기 때문에 거의 모른다. 하지만 모든 지폐 어딘가에 모양만 분명하게 보이는 부분이 있고 여기에 필름 스캐너 뒤에서 빛을 쬐면 모양이 높은 디테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지문 같은 독특한 패턴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패턴을 채취하는 건 간단하고 이를 실제로 이용해 위조지폐와 구분하는 건 도전이다. 연구팀이 제안하는 건 찍은 지폐 모양을 모두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일련번호 등을 붙여 위조가 의심되는 지폐 일련과 모양을 대조하는 것이다. 이 조회는 소비자가 지폐를 사용할 때마다 이뤄지는 건 아니지만 경찰 등 데이터베이스에 액세스하는 도구를 제공해 위조지폐 전문가에게 분석을 요구하지 않고 위조지폐를 판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영국에선 현재 4조 매에 달하는 지폐가 나돌고 있기 때문에 제안된 방법은 수고 측면에서 문제가 있을 듯하지만 연구팀은 패턴 검사는 256바이트 벡터 이미지로 변환되기 때문에 4조 매 분량 데이터도 1TB 정도면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위조자는 주로 금액이 높은 지폐를 노리기 때문에 여기에 맞추면 더 모수는 작아질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화했는지를 생각하면 이 판별 시스템은 위조지폐를 분별하는 간편한 응용 프로그램이 전 세계에서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