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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산업 끝의 시작?…앞으로 10년이 기후변화 좌우한다

전 세계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보다 이미 1도 상승했다. 이대로 온난화가 진행되면 빠르면 2030년에는 1.5도 높아질 수 있다고 지난 2018년 IPCC가 보고하고 있다.

온난화가 진행되면 지구는 어떻게 될까. 지구환경연구센터에 따르면 호우와 홍수가 다발하는 지역과 반대로 가뭄으로 고생하는 지역이 급증했다. 북극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섬과 해안 저지대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다. 해양 산성도가 증가하는 동시에 해양 산소 농도가 저하되고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도 나오고 있다. 기온이 상승될수록 이런 상황은 악화되고 지구는 지구상 모든 생명체에게 가혹한 환경이 되어 버린다.

기온 상승을 어떻게든 1.5도까지 억제할 수 있다면 생물 대량 멸종과 홍수, 가뭄으로 집에서 쫓기는 사람을 수백만 단위로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화석 기름 소비를 37%, 가스 25% 삭감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 그래도 온실가스에 의한 온난화는 수백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도 알려져 있기 때문에 즉시 기후 변화를 막d을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10년간 안정적으로 석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나가지 않으면 온난화가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진행해버린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에는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사회 모습을 모색하기 시작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2020년은 화석연료 산업 끝을 위한 시작의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이른바 빅오일을 포함한 화석연료 산업은 2020년에 큰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활동이 정체되어 수요가 위축된 탓도 있었고 환경 활동가 압력도 상당했다.

미국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당일 캐나다에서 미국 중서부까지 원유를 수송할 예정이던 키스톤XL 파이프라인 건설 허가를 취소하고 미국이 파리협정에 복귀할 의향도 표명했다. 그 밖에 다양한 세계 정세가 겹치면서 2021년에도 석유와 가스 공급 쇠퇴가 계속될 전망이다.

산업혁명이 일어난 건 160년 전이다. 이후 빅오일은 전 세계 경제 깊숙이 퍼져 이익을 얻어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 10년간은 서서히 바뀌고 있다. 유명한 빅오일 주가는 폭락하고 주주 이익도 줄어들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점차 가격이 낮아지는 동시에 기후 과학이나 환경 운동가가 지속적으로 빅오일의 어둠을 적발한 것도 효과적이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재앙이 더해졌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사상누각 같은 존재가 됐고 빅오일 존재를 코로나19가 가진 독한 바람이 단번에 날려버린 것 같았다는 표현을 하기도 한다.

석유 대기업은 2020년 내내 적자를 기록하고 규모가 작은 기업은 도산을 하기도 했다. 석유 연료 생산이나 수요도 기록적 침체를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석유 연료 수요는 감소 일로를 걷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기 자동차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면 아마도 2007∼2009년 경기 침체 이후 같은 수요 회복은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진정한 의미에서 석유 시대에 종지부를 찍으려면 근본적으로 새로운 사고에 기초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탄소세와 같은 과거 정책으로는 온난화를 막을 만큼 엄청난 양에 이르는 온실가스 감축은 무리다. 잠시 허용하지 않는 것만으로 단계적으로 배출량을 줄여나가는 정책으로는 도저히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덴마크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석유와 가스 생산을 2050년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다른 국가에서 비슷한 얘기는 아직 없다. 석유 연료 확산 금지 조약이 발효되면 전 세계 국가가 발맞춰 공정한 방식으로 석유 생산을 중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캐나다 벤쿠버는 이미 석유 연료 확산 금지 조약을 체결했고 뉴욕과 LA 등 일부 도시도 체결을 검토 중이다. 이런 조약 체결은 다른 도시 등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석유와 가스 수요가 밀리는 가운데 플라스틱 생산으로 방향을 트는 석유 연료 산업도 증가하고 있지만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규제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EU 플라스틱 규제를 비롯해 미국에서도 앞으로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 주목받고 있으며 중국도 제14차 5개년 계획에서 플라스틱 규제가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중국5이 수입한 석유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이상 앞으로 플라스틱 수요를 줄이기 위해 공격적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으며 플라스틱에 의지하려는 석유 연료 산업에도 위기가 될 수 있다.

석유 연려 채굴을 막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투자 회수다. 지금처럼 주가가 낮으면 투자자도 돈을 넣는 걸 주저하게 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석유로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현금 흐름에 제한이 가해지고 석유와 가스 생산량은 감소할 수 있다. 물론 생산량 감소는 가격 상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를 막으려면 정부가 메탄 배출에 더 엄격한 규제를 두고 석유 생산 자체를 줄여가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반대 운동도 새로운 유전 개발을 멈추게 하는데 효과적이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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