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아무 것도 연주하지 않는데 소리가 들리는 이명은 주관적 경험이며 누군가가 엄청난 이명에 시달린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그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런 이명에 대해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호주 연구팀이 개발했다고 한다.
개인적인 경험인 이명에 대해 타인에게 설명하는 건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명이 들리지 않는다고 고민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전 세계 성인 중 10∼20%가 이명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삶의 질을 위협하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뇌 기능을 시각화하는 기능으로 근적외선 분광법 fNIRS이 발전해 이명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fNIRS는 비침습적이고 조용히 뇌 혈류 활동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명이라는 주관적 체험을 하는 뇌를 분석하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2014년에는 처음으로 경험하는 뇌를 조사하기 위해 fNIRS를 사용해 이명이 발생하는 동안 오른쪽 측두엽 청각 피질 혈류가 증가하는 게 판명됐다. 새로운 임상 연구에선 청각 피질 이외 전두엽이나 일부 시각 처리 영역에서도 이명 때 혈류가 증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또 fNIRS를 이용한 2017년 연구에 의해 이명이 특정 뇌 영역 연결 변화와 신경세포 염증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뇌를 전류로 자극해 이명을 줄여준다는 잠재적 치료법 개발에도 연결되어 있다.
과학적 이명 연구가 진행되는 한편 지금까지 임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명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척도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명을 호소하는 환자 진단은 항상 주관적인 보고에 의존했다. 호주 연구팀은 fNIRS를 이용해 새롭게 이명 유무나 느끼는 소리 크기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먼저 만성 이명 25명과 이명으로 고생하지 않는 피험자 21명을 대상으로 fNIRS를 이용해 뇌 활동을 측정했다. 이명이 들리는 그룹은 이명 심각도를 100까지 척도로 대답해달라고 하고 얼마나 큰 소리가 들리는지 조사했다. 이번 실험에서도 이전 연구 결과와 마찬가지로 이명을 경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뇌 영역 간 연결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작성했는데 알고리즘은 fNIRS 측정 결과에서 이명을 경험하고 잇는지를 78.3% 정확도로 식별하고 이명 크기가 비교적 작은지 혹은 큰지를 87.3% 정확도로 식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fNIRS 데이터와 환자가 자진 신고한 증상, 이명 기간 중 느낄 스트레스가 측두엽 정면 활동에, 이명 크기가 측두엽 후방 활동과 관련된 것도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는 이명으로 인한 불쾌감과 소리 자체 크기를 개별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또 이명을 경험하는 주제에 청각이나 시각적 자극을 줬을 때 이명 관련 뇌 활동이 감소하는 것도 이번 실험에서 확인됐다. 이는 지각 자극 증가가 여분 신경활동을 억제하고 인접 영역 혈액 흐름을 감소시킨 게 원인일 가능성이 있어 이명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 결과는 fNIRS와 기계학습을 이용해 객관적 이명 척도를 개발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이런 기술은 새로운 치료법과 환자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도구를 제공하고 임상의와 환자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