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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화웨이 제재 동참한다

미국 트럼프 정권이 지난 8월 17일 발표한 화웨이에 대한 수출 통제 강화에 따라 국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화웨이에 대한 칩 공급을 9월 15일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전부터 미국은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제품은 백도어를 통해 미국 네트워크에 대한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으며 보안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고 잇다. 2018년 2월 FBI와 CIA, NSA 등 정보기관 수장이 화웨이가 만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도록 당부했을 뿐 아니라 2019년 5월에는 트럼프 정부가 정보통신 위험이 있는 외국 제품 거래를 금지한다는 대통령령에 서명해 실질적인 화웨이 배척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령에 따라 구글은 화웨이의 안드로이드 지원을 중지하고 화웨이 스마트폰은 구글플레이 같은 구글 서비스를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 정권은 2020년 5월 화웨이 관련 기업 114개사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고 이들 기업에 대한 미국 기업 수출, 재수출을 원칙 불가능하게 됐다. 2020년 8월 17일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술 접근은 더 제한되어 미국 기술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생산에 더 제한이 부과됐다.

일련의 제재로 화웨이는 5G에 대응한 최신 하이엔드 칩 기린(Kirin) 칩 생산을 강제로 중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 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칩 제조사가 참가하면서 화웨이는 더 곤궁한 상태가 됐다.

물론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중국은 단골 고객이다. 2020년 상반기 총 매출 133억 달러 중 40%에 달하는 55억 달러를 중국이 차지한다. 중국 점유율 1위 제조사가 화웨이인 만큼 제재에 동참하면서 SK하이닉스는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9월 8일 열린 국제 심포지엄(Seizing Digital Opportunities for Cooperation and Development)에 참석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데이터 보안 관련 기조 강연에서 중국 정부가 다른 국가 법률에 위배되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걸 자국 기업에 요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 국정과 인터넷 발전 상황은 다르지만 사이버 보안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으며 각국이 현실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운명 공동체로서 활동해야 한다며 데이터 보안 위험과 도전에 대한 효과적 대처를 위한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는 다자주의 견지다. 모든 국가 의지를 반영하고 모든 당사자 이익을 존중하는 글로벌 데이터 보안 규칙은 보편적 참여를 기반으로 달성해야 하며 보안 명목으로 다른 국가 대기업을 마녀 사냥하듯 하는 건 보이지 않는 왕따가 되어버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둘째는 안보와 개발 균형이다. 건전한 디지털 경제 발전을 위해 데이터 보안 보호는 필수적이다. 모든 국가는 법률에 따라 자국 데이터 보안을 보호할 권리가 있으며 동시에 모든 기업에 개방적이고 공정한 차별 없는 비즈니스 환경에 제공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셋째는 공정과 정의를 지키는 것이다. 디지털 보안 유지는 사실과 규칙에 기초해야 하며 정치화하고 비방하는 건 국제 관계 기본 규범에 위배된다는 것. 글로벌 디지털 협력과 개발을 심각하게 방해한다는 주장이다.

왕이 부장은 중국 법률이 데이터 보안과 개인 정보에 대해 시민이나 단체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명확한 규정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정부는 데이터 보호 원칙을 엄격하게 실천하고 있으며 다른 국가 법률에 위배되면서까지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얻은 데이터를 정부에 제공하는 걸 요구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강연은 화웨이가 정보를 중국 정부에 제공하기 때문에 안보 불안이 있다는 미국의 화웨이 제거에 대한 항의라고도 볼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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