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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없이 실내를 시원하게? 콜드튜브 프로젝트

시원함 뿐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에어컨 가동이 필수가 됐다. 하지만 에어컨을 계속 실행하면 전기세가 늘어나거나 몸이 너무 차가워지거나 환경을 미치는 영향이 걱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피부에 닿는 공기를 식히는 게 아니라 인간 방사열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콜드튜브(Cold Tube)라는 새로운 냉각 시스템을 개발했다.

콜드튜브는 벽이나 천장에 설치하는 패널식 시스템과 패널을 물이 순환해 차가움을 유지한다. 열 방출에 의해 뜨거운 표면에서 차가운 표면으로 이동하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패널 아래에 서면 피부 열은 패널로 이동한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콜드튜브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고도 마치 차가운 공기가 몸 주위에 있는 것 같은 감각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은 과거 수십 년 동안 산업으로 이용됐지만 콜드튜브는 제습 시스템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게 포인트다. 차가운 아이스커피 한 잔을 뜨거운 곳에 두면 유리 표면에 물방울이 붙는 것처럼 지금까지 콜드튜브 같은 공냉 시스템은 발생한 물을 없애기 위한 제습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새로 개발된 콜드튜브는 열 방사선을 투과시키면서 결로 발생을 방지하는 냉각 패널을 감싸는 밀폐 가능한 방습막에 의해 제습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프로젝트에는 브리티시콜롬비아대학, 프린스턴대학, UC버클리, 싱가포르 ETH센터가 참여했다. 연구팀은 2019년 싱가포르에서 실제로 콜드튜브를 사용한 집을 지어 주민 55명에게서 피드백을 받았다. 콜드튜브를 가동시키자 평균 기온 30도 날에도 주민 대부분은 편안하고 차갑다는 보고를 했다고 한다.

콜드튜브를 사용한 건물을 보면 실내 측 벽이나 천장에 부착된 파란색 콜드튜브가 있다. 제습 시스템을 필요로 하지 않는 콜드튜브는 전형적인 에어컨 에너지 소비를 50%나 줄일 수 있다고 보여지고 있다. 프로젝트 시찰을 실시한 ALI리서치(AIL Research) 관계자는 여름 행사장이나 공연장, 버스 정류장, 공공시설 등 많은 콜드튜브가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통 이런 시설에선 콜드튜브 만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에어컨과 함께 해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는 사용법이 상정되고 있다.

한편 콜드튜브는 실내 온습도와 관계없이 작동하기 때문에 여름에도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고 창문을 여는 것만으로 보낼 수도 있다. 특히 기온 상승에 따라 미래에 냉각 시스템 필요성에 직면하게 되어 개발도상국 이용이 기대되고 있다. 또 코로나19 유행으로 실내 공기를 유지하는 것과 환기를 잘하는 게 요구되고 있는 만큼 콜드튜브 같은 시스템은 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볼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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