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과학연구 부정행위는 어떻게 사라질까

과학 연구 세계에선 흥미로운 연구 결과나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수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성과를 추구하는 연구와 논문 작성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르는 연구자도 적지 않다. 과학 연구에서 부정 행위에 대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016년 캐나다 내분비학자인 소피 자말은 니트로글리세린이 골다공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에서 부정을 저질러 정부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처분을 받았다. 2018년 의사 면허가 박탈된 그는 2020년 부정은 장기적 정신 장애의 결과였다는 증거를 제출하고 정신장애 치료를 계속하는 한 내분비학자나 의사로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그의 예처럼 큰 스캔들이 된 사례는 많지 않지만 과학 연구에서 부정이 있음에도 이후에도 연구를 계속한 연구자는 적지 않다. 유럽 8개 대학 소속 1,100명 연구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2020년 연구에선 많은 연구에서 부정이 공개적으로 보고되지 않고 젊은 연구자의 경우 다른 연구자의 부정을 고발하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과학 연구에서 부정 문제 중 일부는 도채체 무슨 일이 과학 연구에서 부정에 해당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걸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과학 연구에선 부정행위를 감시하는 미국연구공정국 ORI는 연구 제안과 실시, 심사, 결과에 대한 위조나 왜곡 표절 행위를 연구 중 부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단체나 국가에선 전혀 다른 정의를 채택하고 있거나 명확한 정의를 갖고 있지 않다. 연구원에 연구 과정에서의 부정 외에 중요한 정보를 굳이 공개적으로 보고하지 않는 것도 연구 중 부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또 많은 일반적 부정행위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기보다는 오히려 의심스러운 연구 행위, QRP로 분류된다. QRP에는 통계적 유의성을 얻을 때까지 데이터를 만지는 P값 해킹, 자신에게 적당한 데이터를 선택적으로 보고하는 체리피킹, 실험을 수행한 뒤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는 하킹(HARKing) 등이 포함된다. 또 학술지가 기존 연구를 재현하지 못했다는 부정적 논문보다 기존 연구를 재현할 수 있었다는 등 긍정적인 논문을 우선해 게재하는 출판사 측 편견도 QRP의 일종이라는 것.

2020년 6월 발표된 조사 결과는 실제로 연구에 거의 기여하지 않는 연구자를 공동저자로 추가하는 선물저자(Gift author), 명예저자(Honorary author)가 미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연구 부정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또 실제로 연구에 기여한 연구자를 일부러 공동 저자에서 제외하는 일도 널리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QRP의 문제점은 이전부터 지적됐지만 많은 연구자와 기관, 단체, 출판사, 자금 제공자에 QRP는 회색지대라는 인식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많은 논문을 발표하거나 눈에 띄는 학술지에 게재한 실적이 승진과 보조금 기회를 높이는데 중요한 과학계에선 많은 연구자가 QRP를 실시하고 실적을 일으키는 동기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과학계에서 퍼진 부정하게 다루는 학술지 출판사, 대학, 연구기관, 자금 공급자를 포함한 국제 사회에서 도대체 뭐가 연구에 부정행위에 해당하는지 구성 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결정하기 위한 첫 문제 고발이나 연구자에게 내리는 형벌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 조사자는 부정행위가 인명에 미치는 영향이나 잘못된 연구에 소요된 공적자금의 액수, 동기 등을 고려해 연구자에 대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새로운 연구자는 자신보다 상급 연구자를 고발하는 것에 대한 결과를 두려워해 고발을 미루는 경향이 있는데 대학 내부 고발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대학이나 연구기관은 자신의 명성에 흠집이 나는 걸 두려워해 잘못된 보고를 받고도 가벼운 처벌로 끝내 결과적으로 부정행위를 한 연구자가 게속 잘못된 연구를 발표하고 유지하는 걸 허용할 수 있다. 따라서 연구 비리를 감시 추구하는 기관은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독립적인 충분한 제재를 부과할 능력을 가진 정부기관이 선호될 수 있다.

영국에선 2020년 여름 연구공정위원회(research integrity committee)를 설립하며 유럽분자생물학기구 EMBO도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럽 전역에서 연구 공정성을 조사하기 위한 옵션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이런 노력이 과학계에서 연구 부정을 없애기 위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Most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