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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치 창업자가 만든 법률 스타트업은 왜 망했나

법률 테크기업 아트리엄이 폐업했다. 트위치 창업자 저스틴 칸이 설립한 이 회사는 안드레센 호로위츠 등 유명 벤처 투자자를 끌어들이며 7,555만 달러(한화 약 893억)를 유치한 바 있다.

아트리움은 기존 법률 서비스를 대체하는 것에 실패해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스틴 칸은 5일 트위터를 통해 “클라이언트, 투자자, 아트리움 팀원들에게 모두 감사하다”며 “계획한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고 이는 모두 나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 유치금 중 일부는 투자자에게 돌려주겠다”고도 언급했다.

아트리움은 기존 법률 시장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서비스를 내세우며 2017년 등장했다. 법률 회사와 소프트웨어 회사를 합친 하이브리드 형 테크 회사 아트리움은 법률 잡무는 컴퓨터에게 맡기고 변호사는 클라이언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법률 문서를 디지털화 하고 앱을 구축해 펀드레이징, 계약, 주식 분배, 채용 이슈 등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동으로 스타트업 펀딩 자료를 액셀 캡 테이블로 변환해주는 식이다.

비싼 법률 인력을 자동화했다는 사실만으로 회사는 주목받았다. 변호사는 시간당 비용을 지불한다. 자동화를 통해 시간이 절약되면 클라이언트의 비용은 줄기 때문에 초반 아트리움에 대한 성장성은 높게 매겨졌다. 트위치의 성장스토리와 10억 달러에 기업을 매각한 칸의 능력을 높게 산 투자자들은 앞 다투어 이 회사에 투자를 진행했다. 2018년 아트리움은 16z 리드로 6,500만 달러를 유치하고 앤드류 챈을 보드 멤버로, 마크 앤더스는 보드 옵져버로 합류시켰으며 배우 애슈튼 커쳐의 사운드 벤처도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이런 성장세를 엎고 아트리움은 핀테크와 블록체인 부문도 설립했다.

아트리움은 드롭박스 스타일로 법률 문서를 트랙하고 채용을 위한 문서를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레코드’를 공개했다. 아트리움은 이를 통해 변호사가 이메일을 뒤지며 파일을 찾는 일에 시간을 버릴 필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변호사를 고용하는데 많은 비용이 든 반면 소프트웨어를 통해 변호사의 많은 업무를 대체하고 이윤을 얻는 것은 실패했다. 아트리움은 소프트웨어 패키지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구독 서비스로 묶어 판매했고, 인수 같은 걸에는 추가 수수료를 부과했다.

아트리움은 지난 1월 피봇을 시도한 바 있다. 회사의 변호사를 해고하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 집중해 수익을 내고자한 것. 하지만 해고된 일부 변호사는 독립하면서 회사의 클라이언트를 데리고 나가면서 회사의 성장 모멘텀은 끊겼다. 변호사와 연결된 부서들이 사라지면서 더 많은 해고가 이어지며 악순환이 이어졌다.

칸 대표는  힘들게 오래 걷는 대신 회사를 접기로 결정했다. 아트리움의 소프트웨어 부문은 닫고 변호사 부문은 독립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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