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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주에서 16일 주기로 오는 신비의 신호

지구에서 5억 광년 가량 떨어진 우주 저편에서 16일 주기로 수수께끼의 전파가 도착하는 게 최근 관측 데이터에서 발견됐다. 이런 종류 전파가 주기적으로 닿는 건 이번이 처음 사례인 만큼 천문학자들은 미지의 천체 현상 수수께끼를 해명하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FRB(fast radio burst)는 수천 분의 1초라는 짧은 사이에 전파가 돌발적으로 방출되는 미지의 천체 현상이다. 지금까지 FRB가 발생하는 위치를 확인한 적은 있지만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 해명된 바가 없다.

이런 가운데 토론토대학 천체물리학 연구팀은 캐나다 전파망원경인 CHIME(Canadian Hydrogen Intensity Mapping Experiment)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FRB가 있는지 관측했다. 2018년 9월에서 2019년 10월 CHIME 관측 데이터를 자세히 분석한 결과 FRB 발생원은 4일간 1시간에 1∼2회 가량 폭발적으로 전파를 발생시킨 뒤 12일간 침묵을 거쳐 다시 신호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16일간 주기성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또 관측팀은 FRB의 원인을 밝혀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지구에서 5억 광년 떨어진 SDSS J015800.28+654253.0이라는 나선은하의 별 형성 영역에서 받은 FRB를 FRB 180916.J0158 +65, 약칭으로 FRB 180916이라고 명명했다. 5억 광년이라면 대단히 멀리 떨어진 것처럼 느껴지지만 2007년 처음 FRB가 관측된 이후 가장 지구에서 가까운 곳에서 발견한 FRB라고 한다.

관측팀은 논문을 통해 FRB 180916은 모든 FRB 발생원에서 주기성이 인정된 첫 사례라면서 16.35일 주기로 반복 관측된 FRB 180916은 FRB의 정체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측팀에 따르면 FRB의 정체는 거대한 질량을 가진 천체 쌍성 2개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FRB 발생원이 블랙홀 주위를 16일 주기로 회전하는 경우 16일 주기에서 전파가 지구를 향해 나오는 경우가 있다. 또 초고밀도 코어를 가진 중성자별이 내는 폭발적 전파가 또 다른 항성에서 나오는 항성풍에 의해 16일 주기로 증폭되거나 감쇄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관측팀은 또 FRB 발생원은 회전 또는 전진에 의해 주기적으로 전파를 발생시키는 하나의 천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 논제에서 가장 유력한 건 마그네타(magnetar)라는 강한 자기장을 가진 중성자별. 마그네타도 자기장 변화로 엄청난 전파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FRB 발생원 후보다. 하지만 마그네타는 보통 12초 미만에 1회전이라는 고속 회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여기는 만큼 16일이라는 주기성을 설명하는 건 곤란할 수 있다.

관측팀은 앞으로 FRB 180916 추가 관측을 통해 FRB 발생원의 특정을 해나갈 계획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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