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전체 해류, 20년 전보다 빨라지고 있다

과거 연구를 통해 바다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걸 발견했지만 방대한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지구 전체 해류를 시뮬레이션한 연구 결과 역시 지구 전체의 바다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혀졌다.

해류가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는 걸 발견한 건 중국과학원 청도해양연구소 연구팀.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지구 온난화가 여러 해역에서 해류에 변화를 미치고 있는 걸 확인했지만 지구 전체의 경향은 분명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전 세계에 4,000개 관측용 플로트를 띄워 수심 2,000m까지의 바다 온도와 염분, 유속 등 데이터를 수집하는 ARGO 계획에서 관측 기록을 받았다. 또 지금까지 세계 각국 연구기관이 실시한 5개 관측 데이터와 12개 시뮬레이션을 종합해 1990년 이후 해류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1990∼2013년까지 해류의 운동 에너지가 10년마다 15% 증가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런 운동 에너지 증가는 전 세계 바다 중 76%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해류가 가속하고 있는 직접적인 원인은 지구 온난화가 가져온 풍속 증가라고 보고 있다. 일단 지구 온난화는 오히려 바람 움직임을 둔화시키는 것으로 봤다. 왜냐하면 북극 등 극지 기온은 적도 부근보다 온난화가 심해 극지와 적도 부근의 온도가 내려가고 대기 움직임이 둔화될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1970∼2010년까지 세계적으로 풍속이 감소하고 있으며 이 현상은 대지의 정적(Global terrestrial stilling)이라고 한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반대로 풍속이 증가하고 있는 게 확인되면서 이 설은 번복될 수 있다.

지난 40년에 걸쳐 하락한 풍속이 2010년을 기점으로 증가한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연구팀은 풍속 증가는 자연 변화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하고 지구 온난화가 주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해류 속도는 지구 온난화가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동시에 해류 속도도 지구 온난화를 가속시킨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열대 해류가 가속하면 따뜻한 바닷물이 기존보다 넓은 지역까지 옮겨지게 된다. 바다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만 이산화탄소는 온도가 높은 물에는 녹기 어렵기 때문에 해류 가속에 의해 광범위하게 수온이 상승하면 바다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이 감소하게 된다.

연구팀은 태평양 남적도 해류는 1시간에 1.6km 정도 밖에 이동하지 않을 만큼 움직임이 완만하기 때문에 가속해도 10년 만에 0.08km/h 정도다. 하지만 해수량이 방대하다는 걸 감안하면 단지 이만큼 가속에서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정도 에너지는 자연 변화로 설명하기 어렵고 원인은 지구 온난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